심리학자이자 신경과학자인 저자는 36년을 함께 한 남편을 잃고 그 슬픔을 이해하기 위해 이 책을 썼다고 한다. “당신은 위층에서 자려고 애쓰고 있었어.”로 시작하는 그날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다. 하지만 과학자답게, 저자는 자신을 짓누르는 슬픔의 본질을 이해하고, 그 슬픔을 객관화하며 슬픔에서 벗어나 삶으로 향하기로 결심한다. 그래서 이 책은 일종의 애도 일기다.
의외로 뇌과학을 심도 있게 파고드는 이 책은 과학적 사실을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저자 자신의 경험에서 출발해, 그 사별을 경험한 각자의 고유한 감정을 파고든다. 다양한 삶의 모습처럼, 관계도, 사람을 잃은 현실에 적응하며 느끼는 감정도 고유하다. 그 넓고 깊은 감정을 어떻게 헤아릴 수 있겠느냐만, 과학의 언어로는 적어도 한 걸음 떨어져 그 내밀한 감정이 오롯이 내 것만은 아님을, 인간이라면 모두가 겪는 과학적 과정임을 보며 보편적인 슬픔에 공감할 수 있고, 한편으로 자신의 고유한 감정을 다시금 세심하게 들여다볼 수도 있다.
“죽음은 저마다 고유하고, 또 갑작스럽게 느껴진다. 대비할 수 없는 것 같지만 적어도 헤아리고 받아들일 수는 있다.” 이 갑작스러운 이별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은 한 사람을 떠나보내는 것과 정반대로 다른 사람들을 만나며 마무리된다. 책의 마지막 부분은 사별을 겪은 여러 사람의 인터뷰다. 저자는 남자 친구를 잃은 학생을 우연히 만나 남의 사무실에서 함께 펑펑 울었다고 이야기한다. 그렇게 울고, 조금씩 무뎌지고, 남편과 함께 자주 찾던 식당을 지날 때 마음이 쿵 내려앉지만 점점 덜 울게 되는 것은 그렇게 누군가와 슬픔을 나누고, 공유하고, 고개를 끄덕일 때 가능하다. 저자는 책의 원제처럼 ‘슬픔의 과학’을 탐구해 스스로 슬픔을 ‘이해’하지만, 결국 그 슬픔에서 벗어나는 것은 죽음을, 삶을, 이별을 공유할 때다. 이별을 아쉬워하는 사람들은 생의 마지막 순간 여행하고, 가족들을 찾아가고, 질 좋은 시간을 보내지 못한 것을 후회한다. 그러면서 다음 이별을 조금은 더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마음의 채비를 한다. 삶의 이야기를 고쳐 쓰고, 의미를 재발견하고, 상실의 조각들을 더듬으며 어둠 속에서 과학의 촛불에 기대어 한 걸음씩 손잡고 나아가는 것, 그것이 이별로 나아가는 삶이 아닐까.
*출판사에서 전해주신 책을 읽고 리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