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하루키다!
책이 나온지 얼마되지 않은듯한데 벌써 열개가 넘은 리뷰가 달려있다니.
그저께 주문한 책이 어제 토요일 저녁 도착했고, 퇴근후 약속장소로 가는 버스에서 그리고 오늘 일요일 아침 잠에서 깨어나 뒹굴뒹굴 하면서 책 한권을 다 읽어버렸다.
다른 작가들 책은 읽다가 잠시 쉬어가고 싶은 순간이 있는데 하루키의 소설과 에세이만큼은 나에게 예외이지 않나 싶다.
<쿨하고 와일드한 백일몽>은 1983년부터 약 5년에 걸쳐 <하이패션>이라는 잡지에 연재되었던 에세이 중 하루키씨의 마음에 들지 않는 몇편을 빼고 간추려낸 에세이집으로, 작자 후기에 1992년 3월 25일 이라고 날짜가 적혀있다. 내 생일인 3월26일 이면 더 기억에 남았을 텐데하고 생각하며 날짜에 한번 더 눈이 간다. 1992년이면 지금부터 20년 전인데, 한국에서의 하루키 인기라면 이미 예전에 정식번역본이 출판되고도 남았을 법한데 신기한 일이다. 암튼 20년전에 출판은 되었지만 하루키가 글을 쓴 건 거의 29년 전 일이니 하루키 문학 초반의 에세이를 읽는 기분으로 이 책을 읽을 있었다.
약간은 고지식하고, 예상외로 성격이 급한 하루키의 면면을 에세이를 통해 알 수 있었다. 책에서 눈을 떼지 못하게 하고 나를 키득키득 웃게 만드는 하루키의 에세이의 매력에 꽤 괜찮은 주말을 보낸것 같아 또 한번 하루키에게 고마운 마음이 든다.
하루키처럼 나도 고베에서 먹는 스테이크를 좋아하는데, 인생에 한번 쯤 고베 스테이크하우스에서 하루키와 마주치면 어떨까 하는 즐거운 상상을 하게 된다.
슬슬 출출해지는 참인데 스파게티를 훌훌 삶아 먹으면서 <밸런타인데이의 무말랭이>를 읽어야지.
맛있는 스파게티를 먹으며 하루키를 읽는 여유로운 주말이라니...왠지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