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새해, 평생지기라 여기고 애정으로 가꿔왔던 인연을 놓아 주어야 했다.
누구나 살면서 겪는 평범한 일임에도, 인생의 중심을 흔들어 놓기에 충분했다.
이 때부터, 온전한 정신으로 살기 위해 책을 읽기 시작했다. (알코올 처방은 효과가 워낙 일시적이고 후유증이 있다보니 ^^) + 삶의 길을 완전히 잃었으니, 어떻게든 재탐색을 해야만 했다.
그래서인지, 오랜 시간동안 상담을 업으로 삼아 온 심리학자 또는 철학자들이 쉽게 풀어 쓴 에세이들을 위주로 시작했다. 책을 통해서 저자의 따뜻한 위로가 전달되어 힘을 얻을 때도 있었고, 남을 이해하고자 책을 폈다가 결국엔 나를 좀 더 이해하고 돌보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독서에 맛을 조금 들이고 나니 책의 저자들도 직접 만나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고, 알라딘에서 하는 이벤트들을 통해 여러 군데 다녀보기도 했다.
이 책의 저자인 이재범 (핑크팬더) 선생님을 그렇게 만났다. <부자가 되는 책읽기>라는 책의 출간 기념 강연회가 있다기에, 누군지도 모르고 강연회를 재밌게 듣기 위해 책을 읽었다.
평소에 재테크에 관심이 있었는데, 투자 마인드나 주식/부동산 투자에 관한 책들을 소개해 준 책이었다. 그 뒤로 카페에서 하는 오프라인 강의나 모임들에 참여하면서, 선생님으로부터 투자와 삶에 대한 이야기들을 듣고 '어떻게 살아야 될까'에 대한 답을 찾는 데에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해서, <책으로 변한 내 인생>은 선생님의 독서 이야기를 듣는 기분으로 차분히 읽었다.^^
읽다보니 여러가지 찔리는 구석들이 있었는데, 첫번째로 책 쇼핑에 관한 부분이었다. 소비 욕구를 책으로 풀다보니, 구매한 책들의 절반 이상이 먼지만 쓰고 있다. 그래도 책 쇼핑은 발전적이면서 긍정적이라고 언급 되 있어서 가슴을 쓸어 내렸다.
요즘 인문학의 중요성이 대두 되다 보니 사람들이 인문학에 대해 공부는 하지만, 정작 인문 책을 읽지는 않는 문제가 있다고 한다. 이게 나다. 나름 문학사 타이틀이 있긴 한데, 학점만 채우고 졸업하기에 급급했었다. (치킨집 사장님이 좋아하는 심리학자가 누구냐고 물었을 때, 생각해본적이 없어 헉 했던 기억이 ^^;)
지금 당장은 유명 심리학자들의 전집을 들고 읽을 레벨은 아니지만, 쉬운 책들이나마 조금씩 읽고 있으니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
모든 답은 현장에 있다며 책을 읽을 필요가 없다는 조언은 나도 숱하게 들었다. 특히 인간관계에 대한 고민으로 심리학 책을 붙잡고 있을 때, 개개인은 다 다르기 때문에 책을 읽는다고 해서 파악할 수도 없고, 오히려 일반화된 지식으로 잘못 된 판단을 하게 될거라는 조언을 들어야 했다. 관계란 경험으로 알아가는 것이지, 글로 배우는 건 아무 소용 없다는 코멘트들과 함께.
독서를 하지 않는 지인들에게 내가 책에서 얻는 것들을 설명하긴 좀 어려웠다. 여러 상담 사례들을 읽으면서 내가 겪어온 상황들에 대해 객관적으로 조망할 수 있었고, 어려움을 겪는 건 나 혼자가 아니라는 위안을 얻기도 했다. 또 내가 겪어보지 못한 상황에 처한 이들을 이해해보면서, 의미 있는(혹은 의미있던) 주위 사람들을 한번 더 돌아보는 계기도 되었다.
독서를 통해 내가 어떤 성향을 지닌 사람인지, 과거에 어떤 식으로 살아왔고 앞으로 나를 어떻게 돌봐야 하는지에 대해 배우고 생각해 보는 기회도 가졌다. 책을 통해 저자와 대화하며, 혼자서 울컥 했다가 다음 순간엔 빵 빵 터지기도 하고 ^^
인간 관계는 타인과 맺는 거지만,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나 자신을 잘 알고, 욕구를 올바른 방법으로 충족하고 조절해나가는 것임을 깨닫기도 했다.
이 책을 읽고 나도 리뷰를 써보고 싶다!! 라는 의욕이 충만해졌다. 사실 너무 의욕이 앞서면 오히려 시작하기가 벅찬 면도 있다는 걸 안다 ^^; 선생님은 1년에 150권을 읽고, 읽는 책들은 모두 리뷰를 작성하신다고 한다. 그렇게 리뷰를 5년동안이나 작성하셨다고. 난 5년이 아니라 올해 연말까지만이라도 한번 해볼까 싶다. 바쁘면 한줄씩이라도..☞☜
써놓고 안 읽을 수도 있지만, 어쨌거나 산출물이 있으면 조금이라도 기억에 더 남을 수 있다니.
추천해 주신 책들 중,
이미 사다가 모셔 놓은 책- <행운에 속지 마라>, <죽음의 수용소에서>
+ 읽고 싶은 책- <기브 앤 테이크>, <콰이어트>, 사라 베이크웰의 <어떻게 살 것인가>
이 다섯권은 챙겨서 읽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