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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진님의 서재

"그럼 평생 셰어하우스에서 살 생각이었어? 밤마다 파티하는애들이랑 같이? 너도 시끄럽다고 했잖아. 새로 들어온 애들 열여덟 살이더라. 우리보다 열네 살이 어려."
"나이가 무슨 상관이야?"
"어린애들이나 이렇게 산다는 거야. 미래 없이."
"미래가 왜 없어? 나는 이렇게 쭉 살건데? 그게 내 미래야."- P69
속상하고 화도 나지만 노인네들 앞에서는 입을 다물게 되기 마련이었다. 사는 방식이 그거 하나뿐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 이들이니까. 어지간한 일은 참고 견뎠고 애써 모른 척했다. 하지만 마음속에서 완전히 잊히진 않았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가슴 한편에- P94
켜켜이 쌓인 부정적인 감정이 일하는 내내 나를 괴롭혔다. 선뜻다정해지는 것이 어려웠고 가볍게 웃어넘기기가 쉽지 않았다. 그럼에도 나는 내가 돌보는 할머니들을 사랑한다고 늘 생각해왔는데 그 이유는...... 그러지 않으면 이 일을 지속하기가 어렵기 때문이었다.- P95
그리고 어떤 마음으로 스스로를 들쑤시고 자책했는지. 그건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수영씨가 알아야 될건 아니니까. 하지만 내가 느끼는 이 이상한 기분, 모멸감 같은 것들은 도대체 어떤 회로를 거쳐야 다스릴 수 있는 것일까? 나는 모든 일에 진심을 다했지만 그럼으로써 깎이는 마음을 도로 채우는법은 도무지 몰랐던 것 같다. 게다가 사람들에게 내가 가진 취약한 부분을 너무도 쉽게 들키고야 말았다. 누구도 내게 그런 식으로 말할 수 없도록 나를 지키는 건 나 자신이 해야 할 일이었는데.- P101
문득 내가 지키고자 했던 그 최소한의 것들이 내가 가진 전부라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니까 나는 그 최소한의 것을 지키기 위해, 오롯이 그러기 위해, 온 힘을다해서 살아야만 하는 것이다.- P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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