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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처럼님의 서재
  • 꽃을 읽다
  • 스티븐 부크먼
  • 16,200원 (10%900)
  • 2016-04-25
  • : 264

지독하게 차가운 겨울이 지나고 비로소 우리가 맞이하는 시기는 만물이 소생하는 봄의 계절이다. 대부분의 동식물은 그동안 추위를 견디고자 움츠렸던 어깨를 펴고 따뜻한 햇살이 눈부시게 내리쬐는 봄의 기운을 받아 비로소 서서히 활동의 반경을 넓혀가게 마련이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봄을 생각할 때 가장 먼저 상징적으로 떠올리게 되는 것은 아마 꽃이 아닐까 싶다. 겨울 내내 새로운 계절이 오기만을 기다렸던 꽃의 식물들은 봄을 맞이하여 저마다 자태를 뽐내며 찬란하게 자신을 드러내기 바쁘고, 우리로 하여금 아름다운 시각적 정취와 취해도 좋을만한 매혹적인 향기를 전하며 봄의 만찬을 준비한다. 꽃을 바라봄으로써 우리는 봄이 시작되었음을 느끼고 동시에 무언가 희망적인 미래를 꿈꾸기도 하지만, 정작 꽃이 인류 역사의 문명에 어떤 영향을 끼쳐왔으며 그들이 우리에게 전해주는 수많은 유무형적인 신호를 통한 자연의 메시지와 인간의 곁에서 친근한 반려자의 대상으로 존재하기까지 그 속에 자리한 무궁무진한 이야깃거리를 알고 있는 이는 아마도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이 책 저자에 따르면 역사가 기록되기 전부터 모든 인류 문화권에서는 어김없이 꽃을 이용하고 찬양해 왔으며, 그것도 단순히 실용적인 목적 때문만이 아니라 말로는 형언키 어려운 불명성의 상징까지로 확대해 왔다고 말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꽃이 그들의 자생력 확보를 위해 그동안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엄청난 족적의 의미를 남겨왔고, 앞으로도 자연의 생태계가 존재하는 한 인간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오묘한 공생적 관계와 신비로운 영검의 세계를 인문학적인 관점에서 독자의 눈에 흥미롭고 눈길을 이끌만한 다양한 내용으로 가득 채우고 있다.


우리는 대부분 지금까지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꽃에 관하여 누군가에게 간접적으로 마음을 전하기 위해 혹은 개개인마다 미학적인 시각에서의 관상의 형태로만 줄곧 인식해왔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꽃에 관한 여러 지식들을 읽다보면, 향후 꽃들을 바라보며 느끼는 감상의 태도가 이전과는 확연히 달라져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누구나 짐작은 하겠지만 식물에게 처음부터 꽃이 달렸던 것은 아니다. 꽃은 줄기 맨 위 다발로 된 작은 잎에서 진화했으며, 이후 역할이 바뀌고 오늘날 우리가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꽃잎이나 포엽 등으로 발전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형질과 개체군 속의 유전자 빈도가 다양해지면서 세대에서 세대로 유전되었고 동물들이 좋아할만 한 꽃으로 한층 진화해왔다. 꽃은 자연의 대지위에서 살아가기 위해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각기 특수한 형태로 변모되어왔는데, 그에 따라 자신의 수분을 매개하여주는 곤충들의 진화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쳐왔을 뿐만 아니라 이들 서로가 공존의 삶을 모색하는 방향으로 진전되어갔음을 책은 말해준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가 눈여겨봐야 할 것은 수분의 매개체가 되는 이들의 상호 공생의 협력이 결국은 인간의 삶에 커다란 보탬이 되어 왔다는 것이다. 이 책은 꽃의 생태적인 역사만을 다루고 있는 것만은 아니다. 꽃이 야생의 상태에서 어떻게 인간의 정원 안으로 유입되어 재배되고 육종되어 왔는지, 그리고 각 나라별로 특성에 맞게 꽃으로 치장된 정원의 유래에 대해서도 상세하게 소개하고 있다. 또한 꽃이 우리의 식탁에 재료로 이용되면서부터 음식의 맛과 향기라는 풍미를 향상시켜주었음은 물론이고 더 나아가서 미용과 의료등 각종 산업에도 상당한 도움을 주고 있어 꽃에 대한 가치의 활용도가 어느 정도 인지를 독자들은 이 책에서 미리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 인류의 역사를 살펴보면 꽃에 대한 인간의 관심은 높고도 높아서 지구촌 문명의 여러 영역에 걸쳐 그 자취의 흔적들이 오롯이 남아 있다. 많은 시인들은 꽃의 아름다움을 보고 시적 감흥을 얹어 화려한 언어를 창조해 내었고 예술가들 역시 꽃에 대한 찬탄의 마음을 음악과 그림으로 우리의 메마른 감성을 촉촉하게 만들기도 했다. 사실 현대사회의 바쁜 생활 속에서 우리가 꽃에 관한 상세한 부분까지 살펴본다는 것은 생각만큼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이 책의 내용을 읽어나가다 보면 그동안 단편적으로만 보아 왔던 꽃에 대한 우리의 단상이 얼마나 초라하고 보잘 것 없었는지를 깨닫게 되지 않을까 싶다. 꽃은 우리가 생각한 이상으로 인간과 상호의존적인 관계에 놓여 있으며 지금 이 시간에도 많은 긍정적인 요소를 제공하고 있다. 심리학 연구에 의하면 우리가 꽃을 그저 무심코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정서적인 안정감을 가져다주며 가벼운 행복감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현재 지구상에는 꽃을 피우는 속씨식물이 대략 25만 여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일부 학자들은 우리가 아직 발견하지 못한 것을 감안해 볼 때 그보다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가장 다양한 꽃이 서식하고 있는 곳은 열대우림지역으로 그 풍요로움을 자랑하지만 개발에 따른 경제적인 이유로 매년 조금씩 사라져 가고 있으며 특히 우려되는 것은 아쉽게도 5만 여종의 식물들이 멸종되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식물학자들이나 환경보호관계자들은 이에 대해 다양한 경로를 통해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지만 뚜렷한 효과를 내고 있지 못하고 있어 한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따라서 이 책의 내용을 통해 많은 독자들이 우리가 꽃을 보살피는 것은 그들이 우리를 살아가게 해주고 아낌없는 먹거리를 주며 우리의 삶을 풍부하게 만든 다는 것을 이해하고, 이제부터라도 기존의 꽃에 대한 상식의 폭을 넓히고 아울러 그들을 바라보는 인식을 조금이나마 달리했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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