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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재희님의 서재
  •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
  • 마이클 샌델
  • 16,200원 (10%900)
  • 2012-04-24
  • : 31,125



사실 새치기에 관한 부분을 읽을 때는 가슴 한 구석이 콕콕 찔렸다. 돌이켜보니 나도 새치기를 한 적이 있었던 것이다. 때는 중학교 2학년 수학여행 첫날이었다. 다 같이 에버랜드에 들렸는데, 나는 집에 여유 좀 있는 친구와 같이 대기시간이 아주 긴 기구를 타기로 했었다. 덥고 지치는 데다가 길고 긴 줄을 보며 한숨부터 내쉬던 바로 그때였다. 그 친구의 눈에 들어온 것이 있었으니, 바로 이 책에서도 나오는 놀이공원 직원의 호객행위였다. '2만원짜리 sd카드를 사면 기구에 바로 오를 수 있는 패스권을 주겠다'는 것이었다. 결국 나는 친구덕에 놀이기구로 향하는 계단에 오를 수 있었다. 패스권을 산 이들에게만 제공되는 텅텅 빈 계단을 말이다. 인파로 가득 채워진 계단의 옆을 편안히 오를 때의 그 오묘한 기분은 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잊을 수 없다. '쟤들은 뭔데 저기로 가지?'하던 눈초리 역시 잊을 수 없다. 사실 그렇게 단번에 계단을 올라와서 기구에 탑승하는 그 순간까지도 마음이 좋지만은 않았던 것 같다. 그 때는 그 묘한 기분을, 찝찝함을, 죄책감을 무어라 정의 내릴 지 몰라 답답하기도 했는데 그 답답함이 지금에서야 풀린 것 같다. 그것은 새치기였다.


 이 때의 기억을 회상하며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에 대해 처음으로 깊게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보았다. 기본적으로 거래대상이 되어서는 안 되는 것들이 몇 가지 있다. 성, 사람, 자유 등이 그러하다. 이런 기본적인 것들 말고도 내 생각보다 훨씬 많은 것들이 시장화되어 거래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를테면 전담 의사 제도라던지, 교도소 감방 업그레이드라던지 하는 것들이 있다. 그리고 그 시장화의 범위가 커지면 커질수록 빈부격차가 아닌 빈과 부 사이의 상대적 박탈감이 커지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전에는 모두에게 공평했던 것들에 액수가 매겨지면서 더는 공평하지 못한 것이 되고 또 그것이 일상까지 파고들면서 경제적 여유가 없는 사람들은 박탈감을 느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벌금이 요금화 된다는 부분은 특히 인상 깊었다. 내 경험에 빗대어봐도 딱 들어맞았다. 



가치가 금전을 결정하지 않고 금전이 가치를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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