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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리님의 서재
  • 사라지지 않아
  • 채은랑 외
  • 11,700원 (10%650)
  • 2023-12-07
  • : 576

책 제목 '사라지지 않아'는 제9회 한낙원과학소설상 대상작 제목이기도 하다. 게임 속의 캐릭터가 플레이어를 기다리는 장면부터 시작된다. 플레이어가 오랫동안 접속하지 않으면 휴면 계정이 되고 장기 휴면 계정은 영구 삭제가 되기 때문에 게임 속의 캐릭터 '양현지'는 플레이어가 접속해주기를 기다린다. 캐픽터는 플레이어의 분신이라고 할 수 있지만, 플레이어와 떨어져 있을 때는 독자적으로 생각을 하는 모습을 보여서 또 하나의 생명으로 보인다. '양현지'는 플레이어가 붙여준 이름. 게임 속 '양현지'가 살고 있는 행성 주변에도 여러 행성들이 떠 있는데, 종종 콰드득 - 하는 소리가 들린다. 영구 삭제되는 행성은 부숴지고 캐릭터는 사라지는 것이다. '양현지'가 영구 삭제 되기 3일전까지 플레이어는 접속하지 않는다.

어느 날 '양현지'의 행성에 우주선 하나가 불시착한다. 그 우주선을 타고 온 은하는 정비사 캐릭터인 '양현지'에게 우주선을 고쳐달라고 부탁한다. 현지가 우주선을 고치는 동안 은하는 "널 사라지지 않게 해 줄게."라며 플레이어를 찾아나선다. '양현지'의 플레이어는 '양현지'와 함께 게임 속에서 우주선을 만들어냈다. 그걸 타고 근처 행성에 놀러 가기도 했다. 더 먼 우주로 가 보겠다고 엑셀을 밟았다가 그대로 잿더미가 된 후 접속이 끊겼다. 현지의 플레이어는 왜 갑자기 접속을 하지 않았을까?

플레이어 '현지'에 대한 것은 상아가 '마리나 은하의 M-3270K'을 알고 있다는 데서 실마리가 풀린다. 이 소설은 가상 현실로서의 우주와 실제 공간으로서의 우주가 연결되어있다. 게임 속 세상은 영구 삭제가 되는 경우 행성이 붕괴되고, 플레이어가 사망했을 경우 캐릭터는 사라지고 행성을 남아있게 된다. 하지만 가상 현실 속의 '양현지'는 우주선을 타고 미지의 행성으로 떠난다. 행성은 부숴지더라도 '양현지'는 실제 우주 여행을 하고 있는 '현지'처럼 사라지지 않는 것이다.

평론가 김지은은 '지금은 세월호 세대가 자라 작가가 되어 청소년 문학을 쓰기 시작했고, 그들이 쓴 청소년문학이 어떤 곳을 바라보는지를 보여 주는 작품을 쓴다'고 했다. 기억하지 않으면 사라지는 것, 기억하면 사라지지 않는 것-계속 사는 것. 기억하는 '은하'가 있기에 '예지'('양현지'의 플레이어로 추측된다)가 사라지지 않고, 예지가 사라지지 않기에 '양현지'가 사라지지 않을 수 있다. 아, 그래서 제목이 '사라지지 않아'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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