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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kfj님의 서재
  • 산 자들
  • 장강명
  • 12,600원 (10%700)
  • 2019-06-21
  • : 4,327
자르거나 ( 잘림을 당하거나)

싸우거나

버텨야만하는..

현재 한국 노동사회의 그늘진 풍경들을 르포식으로 써내려간 그의 작품들은..

어쩌면 기자 출신으로서의 그의 경험들이 최고 발휘된 책이지 않나싶게 리얼하고도 입체적이다.


잘리는 알바생은 무조건 순진하거나 착해빠진 희생양이 아니라 오히려 뒷목잡게도 한다. 그러니 비정규직 알바생들은 무조건 약자이고 무조건 보호받아야 한다는이분법적 논리는 사실 권선징악 주제의 동화처럼 현실과는 거리가 멀수도 있다. 이건 겪어본 이들만 알 수있는 체험형 현실인지라 이걸 능수능란하게 글로 녹여낸 작가의 경력과 연륜에 박수를 보내고싶다.

사실 이런 우리 사회의 슬픈 자화상?을 다루는 소설들은 많지만, 이 책이 그런 다른 책들과의 차이점이자, ( 내가 느끼는) 장강명 작가의 장점이라면

울컥하지도 않고 감정적이지도 않게,

거리를 둔 채 최대한 객관적으로 서술하며 담담함을 유지하는 문체 스타일이다.

같은 글이라도 문체에 따라 그 작품의 풍경은 질질짜는 신파가 되기도 하고,
품위있는 리얼 다큐가 되기도 한다는게 내 생각이다.


작가가 자신의 감상으로 독자를 끌어오는게 아니라, 독자 스스로 감상의 판단을 내릴 여유를 허락하는 것, 이 진짜 잘 쓴 글이라고 생각하기에, 신문 칼럼같이 건조하고도 지적인 글, 그리고 좀 '덜 감성적'인 남성 작가의 글들이 개인적으로 내가 좋아하는 문체 스타일이기도 하다. 그래서 내가 이 분의 르포 형식의 글에서 느껴지는 기자의 향기?를 좋아하나보다.


다 읽고나니 '산 자'들이라는 제목이 더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하루하루 피말리는 전쟁터 속, 싸우고 버티고 자르기에서 살아낸 이들. 삶은 정말 이렇게 치열한가. 작가의 촌철살인 문구들이 더 리얼해서 가슴이 빡빡해져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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