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40여 년간 전래 동화를 연구한 저자가 채집한 이야기 중에서 충청남도 지역의 이야기 세 편을 실었다. 도취된 듯 풍소를 부는 나무꾼, 회오리처럼 퍼져 나가는 퉁소 가락, 주위를 둘러싼 동물들과 한 켠에 등장한 호랑이가 그려진 표지 그림은 묘한 긴장감과 함께 궁금증을 자아낸다.
호랑이에 물려 갈 처지에서 나무꾼은 퉁소를 불어 위기를 모면하고(퉁소 부는 나무꾼), 어리석은 두꺼비에게 잡힌 게는 재치있는 대꾸로 구사일생 도망가고(미련한 두꺼비), 산 속 외딴 집에 묵게 된 소금 장수는 임기응변으로 아이들에게 가르친 말 덕분에 소금을 도둑맞지 않게 된다(도둑 잡은 소금 장수).
우리의 전래 동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친숙한 등장 인물과 기시감이 느껴질 만큼 익숙한 이야기 구조이지만 주인공과 위기 극복 방법이 달라지면서 이야기는 무궁무진해진다. 단순하면서 고정된 이야기 구조는 어린이들에게 지루함보다는 안정감을 안겨준다. 행복한 결말을 예견할 수 있기에 위기를 무서워하지 않고 흥미진진하게 즐길 수 있다.
이야기들은 '권선징악'이라는 전래 동화의 주제에 충실하다. 약한 주인공을 기롭히던 나쁜 인물은 모두 혼이 난다. 어린이들은 마치 자신을 못살게 구는 미운 친구를 물리치는 듯 통쾌함을 느끼며 선과 악의 개념을 재미있게 정립해 나간다.
또한 이야기를 통해 우리 민족의 정서를 배울 수 있다. 호랑이도 물리치는 퉁소 소리는 우리 선조들의 풍류이고, 깊이 생각하지 않는 미련한 두꺼비에게서는 경거망동하는 어리석은 사람들에 대한 우리 조상들의 풍자와 지혜를 배울 수 있으며 우연히 상황에 들어맞는 말을 끼워 맞춰 위기를 빠져 나가는 소금장수에서는 우리 민족의 해학을 읽을 수 있다.
등장 인물들이 주고 받는 대화체의 문장과 반복적으로 읋는 흉내 내는 말의 리듬은 어린이들에게 더욱 재미있는 느낌을 준다. 입말체로 쓴 문장은 들려주는 이야기라는 전래 동화의 특징에 부합하여 마치 누군가가 이야기를 해 주는 듯 귀에 착착 감긴다.
선과 점을 중심으로 한 판화 형식의 그림은 이야기의 분위기에 따라 짧고 긴 선을 수평과 수직으로 표현하고 간간이 점을 이용함으로써 이야기를 역동적으로 보여준다. 퉁소 소리가 울려 퍼지는 산과 들의 배경은 수평의 선으로 평화로움을 표현하고 호랑이에게 쫓겨 나무 위로 올라간 장면에서는 수직의 선으로 배경을 처리하여 다급하고 위험한 상황을 표현하고 있다. 나무 위에서 흘러 나오는 음악 소리는 점으로 나타내어 사방으로 가락이 퍼져 나가는 것을 시각적으로 드러낸다. 간장 통이 던져지는 장면이나 도둑이 엉금엉금 기는 장면에서도 시선이 대상에 집중될 수 있도록 잘 표현되어 있다. 전체적으로 그림이 이야기의 분위기를 살리는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
선명한 색상으로 단순하면서도 입체감 있게 표현한 그림과 쉽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누군가가 들려주는 듯한 구어체의 문장은 이야기가 세 편이어 분량이 많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초등학교 2학년 후반기의 아동이 읽기에 적합하다. 어린이들이 이 책을 통해 어려움 속에서도 꿈과 여유를 잃지 않고 당당히 극복해 나가는 우리 민족의 지혜로운 삶과 긍정적인 정서를 배우게 될 것이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