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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하마의 세상
  • 내가 죽인 소녀
  • 하라 료
  • 10,800원 (10%600)
  • 2009-06-29
  • : 819

「그리고 밤은 되살아난다」의 작가 하라 료의 두번째 작품 「내가 죽인 소녀」이다. 전작의 표지에 비해 이번 작품은 섬뜩하게 다가온다. 제목도 제목이거니와 흑색의 배경에 소녀의 모습이 시퍼런 색으로 형상화되어있어서, 섬뜩한 감정은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온다. 그래, 단 한 권의 책으로 나를, 아니 많은 이들을 사로잡은 하라 료는, 아니 탐정 사와자키는 이번엔 어떤 느낌으로 다가올까. 기대감이 섬뜩함을 이겼다.

  읽기로는 작년에 읽었던 것으로 기억이난다. 연초 하라 료 3번째 작품인 「안녕, 긴 잠이여」를 출간하자마자 구매해놓곤 읽기 전에 내가- 리뷰를 먼저 적고 읽어야지라는 생각을 가지다 여지껏 세번째 출간 작품도 못 읽고 방치하고있었다. 이 리뷰는 하나의 숙제이기도했다. 멍하니 지내다 몇 달의 시간이 이토록 빠르게 지났다. 이제 끄적여야겠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펜을 들었다가 내용이 어렴풋이만 기억이나 다시금 책을 펼쳤다.

  사와자키를 왜 좋아했는지, 그의 어떤 매력에 빠져들었는지 다시금 기억이 떠오른다. 사와자키는 현실을 염세적으로 바라본다. 아무런 희망도, 낙관적인 성격과는 빈말로도 가깝다 할 수 없는 인간이 사와자키이다. 이번엔 소녀의 유괴에 휘말린 사와자키의 이야기이다. 유괴범에게 돈을 전달하는 역활을 맡게 되었는데 그 임무는 실패되고, 곧이어 소녀의 주검도 발견된다. 사와자키는 본인의 죄책감에 사건에 개입하게된다. 서두르는 법이 없다. 어떤 사건이든 막히는 것이 있더라도 서두르지않고 계단을 밟듯이 하나 둘씩 오르며 본인의 생각을 완성한다. 문장은 단초롭지만 사와자키의 성격을 나타내는 그대로인 듯하다. 특히 중간 중간에 나오는 그의 독백은 읽는 이에게 공감을 이끌어내기도한다. 무뚝둑한 이 남자, 나쁜 남자지만 매력이 넘치는 남자이기도하다.

  덧붙여, 책의 끝부분에 ​「한 남자의 신원 조사」라는 짤막한 단편이 실려있는데 실제 작가 하라 료가 등장하는 그 천연덕스런 내용에 책을 덮는 순간에는 더 만족감을 느꼈다. 자, 이제 「안녕, 긴 잠이여」를 읽을 시간이다...!

++ 「그리고 밤은 되살아난다」 http://kallisto1004.blog.me/100179004698

  젊은이들이 반드시 상식 있는 행동을 취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상식 있는 행동을 하려고 명심하고, 노력하고, 결심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나이 든 사람들의 시간은 약간 빨리 돌아가기 때문에 그들에겐 늘 시간이 부족하다.   _p.197

  하자마는 바깥 가게까지 나를 배웅하러 나와 계산은 하지 말고 앞으로 자주 이용해달라고 했다. 나는 그럴 생각이 없었기 때문에 굳이 돈을 지불하고 가게를 나왔다.  _p.255

  돌이킬 수 없는 단 한번의 과오에 대한 책임을 지기 위해, 사람은 적극적으로 전진하고 있는 것처럼 보일 경우도 있고 주춤주춤 뒷걸음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진짜 겉으로 보이는 모습 그대로인지 어떤지는 다른 사람이 쉽게 알 수 없는 일이었다. 나는 블라인드를 거칠게 내렸다.  _p.264

  초여름의 하루는 돈을 꾸기 위해 늘어놓는 서론처럼 길어, 니시신주쿠에 있는 사무실로 돌아왔는데도 창밖은 아직 환했다.  _p.3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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