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을 유발하는 근본 원인을 분석하고 해결하는 데 초점을 둔 기능의학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생경한 느낌이 있다. 제약 회사의 후원으로 설립된 의과 대학과 그곳에서 배우는 대부분의 의학이 약물 치료를 지양할 수 없다는 논점에는 자못 뜨악하기까지 하다. 그만큼 현대 사회는 약물 의존성이 팽배했고, 당연한 업과로써 의사와 환자 모두 약물 처방을 당연하게 여겼다. 하지만 엄밀한 의미에서 약물의 목적지는 완치가 아니었다. 증상을 빠르게 호전하는 그것은, 그 속도감만큼 의탁하고 살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 되었다. 약물로 대부분의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는 생각의 역설은, 잘못된 생활 습관이 몸에 스며 쉬이 지워지지 않는 얼룩을 만들어낸다는 것. 약물에 앞서 잘못된 생활 습관을 바로잡고, 수많은 오염원에서 자신을 지키는 일의 필요성을 다시금 절감하게 한 책을 만났다. 내 몸이 저마다의 크기를 지닌 고통 속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와 각종 성인병의 이모저모에 시선을 옮겨본 시간. 기능의학에 가닿은 지금의 시선을 쉽사리 거두지는 못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