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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메즈의 서재
  • 무엇을 어떻게 쓸 것인가
  • 김창석
  • 20,700원 (10%1,150)
  • 2024-09-13
  • : 767
글을 쓸수록 나는 한 발자국씩 나의 생각에 가까이 다가가는 것같이 느꼈다. 마음속에 묵은 그것을 글로써 섬세하게 돌보는 일이란 조용히 혼자 충족되는 느낌마저 건넸다. 잘 다루지 못하는 글을 쓰고, 내 글을 향한 타인의 완곡한 질책은 외면한 채 나는 무작정 펜을 들고 백지 위에 가져다 대었다. 읽는 사람이 없는 글은 금방 균형을 잃는다는 사실을 나는 어째서 깨닫지 못했을까. 어느 틈엔가 섬세함은 빠져나가고, 의미를 알 수 없는 미사여구가 가득한 문장만이 남았다. 어설프고 모호한 내 글은 나에게도 어려웠다.

좋은 글이란 무엇일까? 글맛을 살리는 표현력, 읽는 속도를 강제로 늦추지 않는 문장의 구성, 그리고 글감. 세 가지 모두가 잘 어우러질 때 좋은 글이 될 수 있음을, 내가 얼마나 표현력의 바다에서 표류했는지를 알려준 책을 만났다. 이 책은 좁은 범주에서 저널리스트를 위한다. 하지만 지향하는 글쓰기의 형태가 무엇이든 문장 하나하나에 나름의 존재 이유가 없으면 곤란하다. 저널리즘 글쓰기는 그 이유를 부여하기 위한 세밀함을 훈련하는 데 탁월했다. 논거의 배열에 자기 생각을 철저하게 요구하고, 본질과 부분 간의 관계를 명료하게 정리하도록 했다.

하지만 좋은 문장이란 이러하다, 고 피력하는 이 책에서도 불필요한 어구를 사용한 문장들이 간혹 쓰이곤 했다. 일례로, 27페이지 하단에는 “미국은 소수 기득권의 군산금학(軍-産-金-學) 복합체가 지배하는 나라로 불린다. 오늘날 그들은 약자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복지 시스템 등으로 인한 내부적 위기와 자신들의 세계 지배 전략에 어긋나는 국가에 무자비하게 군사 대응하는 제국주의 패권 형태로 인한 외부적 위기를 겪는 중이다.”라는 문장이 있다. 군산금학에서 産은 무엇을 지칭하는지 바로 떠오르지 않는다. 준말을 지향하는 저널리즘 글쓰기라도 경제성보다 우선할 것이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제국주의 패권 형태를 수식하는 말에 군더더기가 많고, ~로 인한, ~에 대한, ~적 등을 무분별하게 사용한 점도 다수 보였다. 저자는 말했다. “불필요한 어구를 사용하면 굳이 쓰지 않아도 될 단어마저 반복하게 된다.”라고.

#출판사에서 보내주신 책을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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