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수성 수업
멜팅권 2024/07/21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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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수성 수업
- 정여울
- 15,300원 (10%↓
850) - 2024-06-26
: 2,733
상대의 무례, 짜증, 분노 등에 대해 나는 그것과 비슷한 감정의 결을 지닌 커다란 방패를 들고 저항한다. 당신의 그것이 내게 상처를 입히지 못하도록 말이다. 그러나 결국에는 실패한다. 언제나 실패했다. 그것은 마치 바이러스와 같아서 눈에 보이는 형태의 상처를 남기지 않았다. 몸속을 비집고 좀먹는 형태로 나를 괴롭혔다.
내 안에는 더 강렬하게 타인의 사랑을 갈급하는 자아가 있었다. 사랑 자급력이 낮아 불특정 다수의 호감을 얻기 위해 필사적으로 몸부림을 쳤다. 그래서 상대의 공격적인 반응에도 방패를 드는 것만이 나의 최선이었다. 그러나 최선이라 생각한 그것은, 적어도 내 마음을 위한 최선의 방법은 아니었다.
“우리가 과거의 자신을 애도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 그것은 단지 살아남기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가 언젠가는 활짝 피어나는 봄을 살아내야 하기 때문이다.”
타인의 호감을 얻기 위해 투쟁하는 삶을 살아낸 나를 부드러운 손길로 애도하는 책을 만났다.
진정한 내가 되는 개성화의 길을 따라 걷다 보면 내면의 질박한 아름다움을 되찾고, 내가 읽고 배우고 경험한 것에서 아름다움을 창조할 수 있었다. 눈에 비치는 모든 것을, 비록 틀리고 망가지더라도, 우선 내 언어로 이야기하려는 용기가 필요했음을 나는 배웠다.
“우리의 상처는 우리가 지닌 최고의 아름다움을 향해 나아가는 입구가 된다.” 나는 이 말을 여러 번 되뇌며 ‘언젠가는 활짝 피어나는 봄’을 살아낼 나를 위해 사랑을 건네는 실천적인 내가 되리라 다짐한다.
✔@gimmyoung 에서 보내주신 책을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획득_
동그라미를 친 중요한 부분마저 일부 덜어내고야 마는 그런 가성비 큐레이션이야말로 모든 것을 의미 있게 바라보려는, 우리 안의 ‘빛나는 순수’를 퇴색할 수 있다는 점에 사유를 가닿게 했다.
✔문장_
(사랑) 가까운 사람에게 진심으로 친절하기는 왜 이토록 어려운 걸까. 데면데면, 티격태격, 겉은 무뚝뚝하고 속만 따듯한 ‘츤데레’ 같은 그런 사랑 말고, 겉과 속이 비슷하게 다정하고 예의 바른 사랑을 할 수는 없는 걸까. 완벽한 사랑은 아닐지라도 아주 조심스러운 사랑은 가능하다. 가까운 사이에서도 서로의 가장 아픈 부분, 서로의 아킬레스건을 존중해주는 사려 깊은 사랑은 필요하다.
(사회적 죽음) 고통받고 있는 사람에게 결코 해서는 안 될 말이 있다. 사람들은 고통에 몸부림치는 사람에게 또 한 번 상처를 준다. 그것이 2차 트라우마를 부른다. 그 사람 착한 사람인데 누가 고발을 했는지 모르겠다는 말. 그 말은 피해자의 가슴속에 얼마나 커다란 상처로 남았을까.
(그리니치 천문대) 완벽한 사람이 아니라 상처 입은 사람이 오히려 타인의 아픈 마음을 치유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 ‘상처 입은 치유자’라는 개념은 내게 커다란 인식의 전환점이 되었다. 나는 내가 입은 모든 상처보다 더 강력한 존재라는 것. 나는 나에게 상처를 준 모든 사람의 악행과 폭언을 합친 파괴적 에너지보다도 더 강력한 치유의 에너지와 창조의 에너지를 지닌 존재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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