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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부팅이님의 서재
  • 온라인 수업, 교사 실재감이 답이다
  • 신을진
  • 12,600원 (10%700)
  • 2020-09-01
  • : 1,202
수업을 할 때 나름 그 수업에서 아이들이 꼭 알아야할 것은 무엇인지, 그럼 그걸 알기 위한 과정은 어떻게 구성해야할지, 어떤 자료를 준비하고 어떻게 제시하고 어떻게 흘러가야할지 고민을 많이 해왔다고 생각했다. 또, 18년 정도 되니 그래도 교과서랑 지도서를 보면서 대충 이런 식으로 하면 되겠다는 흐름도 금방 잡히고, 책이나 영화를 보면서도 이건 다음 수업에 이렇게 활용하면 좋겠다.. 보는 눈도 어느정도 생겼다는 자신도 조금은 있었다.
그런데 올 해... 코로나19로 휴업한 채 새학기를 시작하고 조심스레 원격으로 만나야 하는 상황이 되었고, 교과 수업을 담당하고 있어 학년 시스템에 맞춰 수업을 준비해야 하는데.. 줌을 통한 대면수업이든, 과제를 통한 플랫폼 기반 수업이든.. 한 시간의 수업을 짜는 것이 정말 너무 힘들었다.
힘든 이유는 여러 가지 였는데... 수업 흐름을 어떻게 구성해야 아이들이 잘 이해할 수 있을까하는 것부터 온라인으로 혼자 해야하는 수업인데 과연 몇 분이나 집중해서 할 수 있을까, 수준은 아이들한테 맞을까 생각하다보면 이렇게 배치하고, 저렇게 배치하고.. 다시 지우고 붙이고... 정말 너무 어려웠다. 차라리 줌으로 하는 수업이 실제 대면 수업과 더 유사하기 때문에 쉽게 느껴지기도 했다. 그렇지만 아침부터 일어나 컴퓨터 앞에서 온전히 두 시간을 집중한다는 것이 쉽지 않고, 모니터 너머에 있는 교사와 교감한다는 것이 어색한 표정의 아이들을 보면 나도 경직되어서는.. 뭔가 쑥스럽기 짝이 없었다. 대면 대면을 해서는.. 일주일에 하루 이틀 만나는 상황이니 만나는 그 짧은 시간에 할 수 있는 것이 뭐가 있을까... 대면에서도 비대면에서도 수업을 준비하는 것이 어느해보다 힘든 시간을 보냈는데 다른 선생님들도 마찬가지였을 것 같고 무엇보다 매일이 불안하고 답답하긴 아이들이 더하지 않았을까 싶다.
그런 상황에 교사실재감이라는 표현을 만났을 때 아... 이거구나 싶은 마음이 들었다. 뭐라 말하기 어렵지만 답답했던 그것을 명확하게 해주었다.
학생들이 “능동적으로 학습에 참여하고, 결과적으로 유의미한 학습 경험을 하게 되는 것” 이라는 의미의 학습실재감을 느낄 수 있어야 온라인 공간에서라도 가상이 아닌 실재 존재한다는 느낌을 갖고 학습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건데... 내가 고민했던 지점도 바로 그 부분이었다. 저기 스마트기기너머에 교사가 존재하고 서로 상호작용하며 같이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인식을 갖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말이다.

이책에서는 교사실재감이 그 답이라고 말하고 있다. “선생님이 어딘가에 존재한다고 느끼고, 학생도 그 속에 있다고 느껴서 학습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바로 교사실재감이고 “왜 이 내용을 가르치는지,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등 선생님의 수업의도와 목표가 느껴진다는 의미에 가깝고 대면수업에서도 당연히 중요하지만, 실재감을 경험하기 어려운 온라인 수업에서 그 중요성이 부각된다.”고 설명하고 있다.
교사실재감을 주기 위해서는 첫째, 이름을 불러주는 등 학생들과 유대감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고 둘째, 지금 하는 수업에 대해 선생님이 왜 이 수업을 하고 어떻게 계획했는지, 무엇이 중요한지 교육적 의도를 느끼며 참여할 수 있도록 한다. 또한 수업중에는 아이들의 참여를 수업을 적극적으로 이끌어내고 마지막으로 피드백을 통해 현재상태와 도달해야할 상태를 연결하고 그 간극을 줄이고 채워 나가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네 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이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신 초, 중, 고교 선생님들의 사례도 소개하고 있지만 사실 백이면 백, 처음 맞이하는 코로나 사태를 처음맞으면서 학급, 학년에서 여러가지 시행착오를 거쳤을 것이고 이게 바로 정답이야 하는건.. 아직도 어려울거라고 본다. 하지만, 아이들이 배우는 동안 교사실재감을 느껴야한다는데 이견은 없을 것 같다.
내년에도 최소한 상반기는 올해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그동안 성공했던 것에 더해 실패한 경험, 아쉬웠던 경험, 힘들었던 경험, 그래서 이렇게 해보고 싶다는 바람까지... 다양한 경험을 나누는 자리가 많이 많이 마련되어야할 것 같다.
하루살이처럼 정신없이 지나보내느라 멀리보고 둘러보고 여유있게 준비해지 못하고 일년이 훅~ 지나버렸는데.. 교사실재감을 중심에 두고 아이들을 만나고 학급살이, 수업을 준비한다면 이 어려운 시기를 통해 아이들도 교사들도 한층 성장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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