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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na35님의 서재
  • 행동경제학
  • 미셸 배들리
  • 12,600원 (10%420)
  • 2020-02-24
  • : 400

1 경제학과 행동


"행동경제학은 우리의 결정이 비용·편익의 합리적 계산과 더불어 사회적·심리적 요인의 영향을 받는다고 주장한다." "대다수 경제학자는 사람이 (선택의 금전적 비용과 편익을 쉽고 정확하게 계산할 수 있는) 일종의 계산기이며 주위 사람들이 뭘하는지 신경쓰지 않는다고 가정한다. 대다수 경제학자는 경제 문제가 발생하는 이유가 개개인이 오류를 저지를 수 있는 존재이기 때문이 아니라 시장과 이를 떠받치는 제도의 실패 때문이라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전통 경제학자들은 제약에서 합리성으로 초점을 옮기고 있으나 행동경제학자들은 사람이 초합리적 존재라고 가정하지 않는다. 오히려 합리적 의사 결정의 한계에 주목한다." "행동경제학자들은 대체로는 합리성이 변화 가능하며 우리가 처한 상황에 좌우된다고 인정한다. 좋은 정보를 접할 수 없을 때, 서둘러야 할 때, 인지 제약이나 사회적 영향력을 경험할 때─이럴 때 우리는 시간과 정보가 충분한 완벽한 세상에서라면 내리지 않았을 결정을 내릴 수도 있다."(12-6)


2 동기와 유인


"외적 동기는 우리 개개인의 바깥에 있는 유인과 동기를 일컫는다. 이를테면 우리로 하여금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하도록 세상과 주위 사람들이 부추기는 경우다. 그러면 우리의 행동은 우리 바깥에 있는 무언가에 의해 좌우될 수밖에 없다. 흔하고 강력한 외적 유인은 돈이다. 우리가 일하는 이유는 임금을 받기 때문이다. 더 강력한 외적 유인으로는 신체적 위협이 있다. 하지만 외적 동기는 비금전적 유인─이를테면 인정과 성공 같은 사회적 보상─에서 올 수도 있다. 임금 인상, 좋은 시험 성적, 상장과 부상, 남들의 인정 등은 모두 외적 보상이다. 내적 동기는 우리의 내적 목표와 태도가 미치는 영향을 일컫는다. 내적 반응은 이따금 우리가 노력하도록 독려한다. 우리는 외적 보상에 이끌려서가 아니라 우리 자신을 위해 노력한다. 직업적 자부심이든 의무감이든 대의에 대한 충성심이든 수수께끼를 푸는 즐거움이든 신체 활동의 쾌감이든, 우리 내부의 무언가에 의해 내적으로 동기가 부여되면 외적 유인은 없어도 된다."(26-7)


"유인과 동기는 내적(intrinsic)인지 외적(extrinsic)인지를 불문하고 우리의 직장 생활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대다수 직장인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것은 내적 영향과 외적 영향의 상호 작용이다. 외적 유인과 동기의 사례로는 우리가 받는 임금과 고용되었을 때 얻는 사회적 인정─특히, (의료계나 교육계처럼) 가치를 인정받는 직업일 경우─이 있다. 일에는 내적 동기도 작용하는데, 이를테면 우리는 도전을 즐기거나 무언가를 한다는 것에 만족을 느끼거나 개인적 야심에 의해 동기를 부여받는다." "하지만 임금 인상이 노동자에게 노동자에게 더 열심히 일할 동기를 부여하는 것은 금전적 혜택 때문만이 아니다. 좋은 대우가 직원의 신뢰와 충성에 미치는 영향을 비롯한 사회적·심리적 보상과 유인 때문이기도 하다." "고용주와 직원의 관계는 금전 교환이 전부가 아니다. 충성, 신뢰, 보답 등을 비롯한 사회적·심리적 유인과 동인도 작용한다. 조지 애컬로프 연구진은 이를 일종의 '선물 교환(gift exchange)'이라 일컫는다."(35-7)


3 사회적 삶


"행동경제학에서 신뢰와 보답을 분석하는 출발점은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불공평한 결과를 보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통찰이다. 사람들은 부당한 대접을 받고 싶어하지 않으며 남들이 부당한 대접을 받는 것도 보고 싶어하지 않는다. 우리는 부당한 대접을 받는다고 느끼면, 신뢰하고 보답할 가능성이 낮아진다. 사회적 상호 작용의 이 핵심 요소는 공정에 대한 선호를 남들과의 비교와 짝짓는다. 우리는 남들이 우리보다 훨씬 잘나거나 못난 상황을 좋아하지 않는데, 이는 불공평한 결과를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행동경제학자들은 이 선호를 '불평등 회피(inequity aversion)'라고 부른다." "공정함의 선호는 자원봉사나 기부 같은 이타주의도 설명할 수 있다. 우리가 이런 행위를 하는 이유는 베풀면 즐겁고 이따금 마음이 따스해지기 때문이다. 몇몇 실험에 따르면 이것이 언제나 순수한 이타주의에서 비롯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착하고 너그러운 사람임을 남들에게 알리기 위한 것일 때도 있다."(44-5)


"사회적 본성의 한 가지 중요한 측면은 군중을 모방하고 따르려는 경향이다. 딴 사람들은 우리가 모르는 뭔가를 알고 있을지도 모르니 그들을 모방하는 것은 말이 된다. 군중을 따르는 것은 합리적인 사회적 학습 장치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가끔은 충동적으로 군중을 따를 때가 있는데, 이때 우리는 무심코─아마도 우리에게서 진화한 군집 본능을 따라─그렇게 한다." "군집 행동을 설명하는 한 가지 해석은 모든 결정을 백지 상태에서 내려야 할 때의 시간과 인지적 노력을 절약하게 해주는 빠른 의사 결정 도구─행동경제학자들이 어림짐작(heuristic, 휴리스틱)이라고 부르는 것─라는 것이다." "어림짐작의 문제는, 빠르고 편리하고 종종 충분히 훌륭하게 작동하기는 하지만 체계적인 행동 편향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우리가 이웃과 친구를 모방하는 것은 귀중한 사회적 정보를 활용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그저 그들의 실수를 되풀이하는 것일 수도 있다. 게다가 군집 행동은 여러 어림짐작 중 하나에 불과하다."(54-6, 63)


4 빠른 판단


"정보에 짓눌리면 빨리 결정하기가 힘들다. 이때 우리는 정보 과부하(information overload)가 걸렸다고 말한다. 선택에 짓눌렸을 때에도 빠르고 정확하게 결정하기가 힘든데, 이것을 선택 과부하(choice overload)라 한다. 전통적으로 경제학자들은 선택이 좋은 것이며 선택지가 적은 것보다 많은 것이 좋다고 생각했다. 선택지가 많다는 것은 자신의 필요와 욕구에 들어맞는 제품과 서비스를 더 쉽게 찾을 수 있으므로 우리의 복리가 커진다는 뜻이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선택지가 다양하다고 해서 결과가 나아지지는 않는 듯하다." "현대에는 선택 과부하의 문제가 유난히 심각하며 정보 과부하도 이를 부채질한다. 선택 과부하를 맞닥뜨리면 소비자는 빨리 결정을 내린다. 이를테면 제시된 모든 선택지를 꼼꼼히 따져보지 않고 첫째 항목을 선택한다. 선택이 너무 복잡하면, 특히 눈에 보이고 즉각적인 이익이 없는 '지루한' 결정을 해야 할 때면 우리는 무엇이든 선택하려는 시도를 아예 포기하기도 한다."(69-70)


"우리는 결정을 내릴 때─특히, 서두를 때─자신이 가진 모든 정보를 꼼꼼히 들여다보지 않는다. 그 대신, 접근하고 끄집어내고 회상하기 쉬운 정보를 이용한다. 이 때문에 중요한 정보를 놓치고 실수를 저지르기도 한다." "또한 우리는 종종 현재 상태을 기준점으로 삼아 기존 상황에서 멀어지는 변화를 회피하는 경향이 있다. 이로 인해 현상 유지 편향(status quo bias)과 친숙함 편향(familiarity bias)이 일어나기도 한다. 사람들은 변화에 저항하기도 하고, 사건을 현재 상황과 얼마나 다르냐에 따라 판단하기도 한다. 일상생활에서의 많은 판단은 결정이 우리를 현재 상태에서 얼마나 멀어지게 할 것인가를 바탕으로 삼는다. 새 일자리를 찾거나 집을 팔 때 적정 임금이나 적정 주택 가격에 대한 우리의 판단은 지금 벌고 있는 금액, 이 집을 샀을 때 지불한 가격, 이웃이 자기집을 팔면서 받은 가격 등을 기준으로 삼는다. 문제는 이 판단이 수요와 공급이라는 시장의 힘과 거의 무관할 수 있다는 것이다."(73, 84)


5 위험이 따르는 선택


"기대 효용 이론가들은 사람들이 결정에 관련되고 가용한 모든 정보를 고스란히 활용한다고 가정한다. 또한 우리가 비교적 복잡한 수학 도구를 이용하여 효용을 극대화한다고 가정한다." "그러나 19세기 프랑스의 경제학자 모리스 알레는 사람들이 위험이 따르는 상황에서 선택할 때 종종 변덕을 부린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유명한 행동 역설 중 하나가 바로 알레 역설(Allais Paradox)이다. 알레 역설에 따르면, 사람들은 위험이 따르는 결과들에 대해 안정적이고 꾸준한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특히, 결과가 확실한 선택지를 위험이 따르는 일련의 선택지와 함께 제시하면 사람들은 확실한 결과를 선호한다(어떤 전망들을 제시하느냐에 따라서는 기꺼이 위험을 감수하기도 하지만). 카너먼과 트버스키는 이 효과를 확실성 효과(certainty effect)라고 불렀다." "많은 사람들은 운을 시험하고 내기를 거는 것을 좋아하지만, 확실한 결과를 제시받으면 더 높은 보상을 위해 추가적 위험을 감수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94-5, 99)


"카너먼과 트버스키는 사람들이 손실을 피하려 할 때는 위험을 더 감수하고 이익을 얻으려고 도박할 때는 위험을 덜 감수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두 사람은 손실에 직면했을 때 위험 감수를 선호하는 현상이 이익의 맥락에서 위험 회피를 선호하는 현상의 거울상이라고 주장하면서 이를 반영 효과(reflection effect)라고 불렀다." "두 사람은 고립 효과(isolation effect)라는 셋째 효과도 발견했다. 이것은 제시된 대안 중에서 중요한 요소를 무시하는 경향이다. 우리는 모든 관련 정보를 샅샅이 살펴보는 것이 아니라 특정한 정보 조각들을 떼어내 판단한다는 것이다." "두 사람은 자신들의 통찰을 종합한 '전망 이론 가치 함수'로 우리의 주관적 가치 인식을 표현한다." "일정한 양의 손실이 우리가 인식하는 가치를 손상시키는 정도는 같은 양의 이득이 우리가 인식하는 가치를 증가시키는 정도보다 훨씬 크다. 100파운드를 얻는 기쁨보다는 100파운드를 읽는 속상함이 훨씬 큰 법이다."(104, 107, 114-6)


6 시간


"표준 경제학에서는 어떤 사람이 오늘 무언가를 얻고 싶어서 안달이 났고 내일까지 기다릴 수 없다면 미래의 같은 기간에 대해서도 같은 조바심을 나타낼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것이 시간 일관성(time consistency)이다." "행동경제학은 심리학에서 얻은 증거를 토대로 표준 경제학적 접근법에서 가정하는 시간 선호의 일관성이 사람(또는 그밖의 동물)에게 적용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우리는 단기적으로는 인내심이 '불비례적으로(disproportionately)' 약하지만, 미래를 계획할 때는 더 인내심을 발휘한다. 이것이 시간 비일관성(time inconsistency)이다. 즉, 지연된 결과에 대한 선호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달라진다. 우리의 시간 선호는 일정하지 않다. 우리는 현재 편향(present bias)을 겪는데─나중의 큰 보상보다 당장의 작은 보상을 불비례적으로 선호한다─이것은 내재된 시간 비일관성이 드러난 것이다. 우리는 어떤 상황에서는 인내심을 발휘하지만 다른 상황에서는 그러지 못한다."(123-5)


"우리가 먼 미래를 계획할 때 더 인내심을 발휘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스콧 릭과 조지 로웬스타인은 이것을 편익 대 비용의 상대적 실질성(tangibility)의 관점에서 설명한다. 오늘의 유혹은 거부하기 힘들다. 유혹을 거부하는 데는 실질적인 단기적 비용이 들며, 이 때문에 우리는 미래의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다. 다이어트, 운동, 금연 등 예는 수없이 많다. 초콜릿을 먹거나 담배를 피우는 것 같은 즉각적인 실질적 쾌락을 포기해야 할 수도 있고 헬스장에 가서 운동할 때처럼 당장 번거로움을 겪어야 할 수도 있다. 미래의 목표는 멀고 덜 실질적으로 보일 수 있기에 오늘 자제력을 발휘하기 힘들다." "누구나 한 가지씩 미루는 것이 있다. 많은 사람들은 헬스장에 가는 일을 미룬다. 진득한 자아는 미래에 운동 부족이 건강에 영향을 미칠까봐 걱정한다. 하지만 성급한 자아는 지금 편안하게 사는 것을 좋아하고 소파에 앉아 초콜릿칩을 먹는 것을 선호한다. 이로 인한 순(純)효과는 어느 자아가 지배적인지에 달렸다."(127-9)


7 성격, 기분, 감정


"성격은 많은 경제적·재무적 의사 결정과 선택에 영향을 미친다. 의사 결정을 하려면 곰곰이 따져봐야 할 때가 많은데, 성격 특질은 인지 능력을 결정하며 인지를 통해 선택을 좌우한다. 이로 인해 학업 성취, 직무 성과, 사회적 기술이 결정되기에 그 결과는 종종 일생에 걸쳐 나타난다." "하지만 경제적·사회적 삶에서 성공을 보장하는 성격 특질이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다. 직장에서 우리는 믿음직한 동료를 대체로 선호한다. 파티에서는 유머 감각이 있는지 여부가 관심사일 것이다. 성격 특질에 맞는 직업도 다르다. 우리가 병에 걸렸을 때 찾아가고 싶은 의사는 공감 능력이 있고 인지 능력이 뛰어나서 증상과 진단을 쉽고 정확하게 연결 지을 수 있는 사람이다. 이에 반해 레스토랑에 갈 때 우리가 원하는 주방장은 기발하고 엉뚱한 사람이다. 심지어 주방장이 성마르고 창의적이고 변덕스러울수록 더 맛있는 음식을 만들 거라 맏기도 한다. 성마르고 창의적이고 변덕스러운 의사를 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겠지만."(151-2)


"섬(insula)은 통증, 굶주림, 목마름, 분노, 혐오 같은 부정적 정서 상태를 처리한다. 변연계의 일부이기는 하지만 뇌 속 깊숙한 곳에 들어 있어서 그림으로 나타내기가 쉽지 않다. 섬은 충동적이고 자동적인 의사 결정 유형에 관여한다." "최후통첩 게임에서 섬은 컴퓨터의 부당한 제안보다는 사람의 부당한 제안에 대해 더 심하게 활성화되었으며, 제안이 부당할수록 섬 반응이 커졌다. 참가자들의 섬 활성화에는 예측력도 있었다. 섬이 많이 활성화되는 참가자들은 부당한 제안을 거절하는 비율이 훨씬 컸다. 산피 연구진은 참가자들이 부당한 제안에 반응하는 기전이 악취에 반응하는 것과 같을지도 모른다고 주장했다. 부당한 대우는 분노와 더불어 '도덕적' 유형의 혐오를 유발한다는 것이다. 참가자들의 전전두피질은 나중에 수용된 부당한 제안에 대해 더 강하게 활성화되었다. 이것은 부당한 제안을 받아들이기가 더 힘들며 이를 거부하려는 정서적 충동을 극복하려면 인지적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168)


8 거시경제에서의 행동


"기존 거시경제학은 모든 노동자와 모든 기업이 같고 결정도 똑같은 방식으로 내린다고 가정한다. 또한 모든 사람은 완벽히 합리적이기에, 어떤 사람들이 거시경제에서 어떻게 상호 작용하는지 묘사하는 일도 비교적 수월하다. 표준 거시경제학 이론에서 묘사하는 것은 한 개인─대표적 행위자(representative agent)─으로, 그가 결정을 내리는 방식은 비교적 단순하다. 많은 표준 경제학 이론에서 대표적 행위자는 모든 기업이나 모든 노동자의 행동을 대표한다. 대표적 행위자의 행동을 곱하면 거시경제 모형이 된다." "하지만 행동거시경제학자들은 합리적인 대표적 행위자라는 수단을 똑같은 방식으로 자신 있게 종합하지 못하는데, 그 이유는 성격과 감정의 차이, 행위자들 간에 일어나는 상호 작용의 차이를 포착하는 일이야말로 행동경제학의 본질이기 때문이다. 행동경제학에는 대표적 행위자가 단 한 명도 없다. 행동거시경제학자들은 그 대신 총체적 현상에 초점을 맞춘다."(184-5)


"행동거시경제학자들은 금융과 금융 불안정에 미치는 영향에도 주목한다. 역사에 기록된 투기적 거품들은 냉철한 합리적 행위자가 자산 매입의 상대적 비용과 편익을 평가할 때 신중한 수학적 계산을 한다는 표준 경제학의 시각에 들어맞지 않기 때문이다." "하이먼 민스키는 이러한 금융 불안정을 설명하기 위해 신용 순환 이론을 발전시켰다. 케인스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취약한 금융 체계와 이 취약성이 거시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민스키의 분석에서는 정서적 요인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민스키는 공포와 공황의 순환이 경기순환을 추동하고 금융 체계의 취약함이 극단적 변동에서 핵심적 역할을 하는 과정을 설명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경기순환은 처음에 투기적 도취와 기업가의 지나친 낙관주의라는 물결에 휩쓸린다. 은행은 대출을 지나치게 늘리고 기업은 차입을 지나치게 늘린다. 결국 이 호황에 탄탄한 토대가 없음을 누군가 깨닫고 금리가 오르기 시작하고, 야단스럽게 불황 국면이 찾아온다."(186-8)


9 경제적 행동과 공공 정책


"전통적으로 조세와 보조금은 정부와 정책 입안자가 시장의 기능을 개선하려고 이용하는 주된 정책 수단이었다.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사례로 흡연이 있다. 흡연이 공중 보건 체계를 압박하여 납세자에게 비용을 발생시키면 담배에 과세하는 것이 유익하다. 흡연의 유인을 줄일 뿐 아니라 정부가 보건 체계에 투여할 세입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특정 지역에서 산업이 쇠퇴하고 있다면 보조금을 이용하여 그 지역의 경제 활동을 증진할 수 있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간 인위적 시장 시스템은 '시장 부재(missing market)'를 대체한다. 오염은 단순한 사례다. 기업이 기업이 공기나 물을 오염시킬 때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으면 기업은 공짜 오염 허가를 얻은 셈이 된다. 오염으로 인한 부정적 결과에 대해 누구에게도 보상할 필요가 없으니 말이다. 이런 경우에 오염에 대한 시장이 부재한다고 말할 수 있다. 로널드 코스의 통찰에 근거한 해결책은 인위적 시장(배출권 거래제)을 만들어내는 것이다."(199-200)


"행동공공정책은 시장 실패에 주목하기보다는 행동 변화(behaviour change)에 초점을 맞춰 사람들을 더 효율적이고 생산적인 의사 결정으로 유도하여 사람들이 일상적인 결정과 선택을 내리는 방식을 바꾸는 것이다." "『넛지』의 저자들인 세일러와 선스타인은 정책 입안자들이 효과적인 정책 수단을 설계하려면 사람들의 의사 결정을 좌우하는 어림짐작과 편향을 이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면 사람들의 의사 결정 구조를 재설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통찰을 바탕으로 두 사람은 이른바 우리의 선택 설계(choice architecture)를 규명하면서, 넛지를 일종의 자유주의적 개입주의(libertarian paternalism)라고 표현했다." "이에 따라 사람들에게 단순한 선택지를 제시하는 것, 점화와 넛지를 설계하여 사람들의 결정을 더 건설적이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끄는 것, '좋은' 결정이 강화되고 '나쁜' 결정이 억제되도록 자주 피드백을 제공하는 것─이 모든 전략은 행동공공정책 입안자의 도구로 쓰인다."(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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