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저자는 서두에서 "손석희의 자서전도 아니며, 다만 손석희만의 스타일이 갖고 있는 보이지 않는 정신에 대해 살펴보고자 애썼다."라고 밝혀놓았다.
그의 스타일을 알고자 하는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켜주기 위해 썼다는 말일진대, 손석희가 직접 쓰지 않았다고 해서 실망할 필욘 없었다.
오히려 자신의 주관적인 성향을 넣은 에세이가 아닌, 기자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손석희는 어떤 모습일지가 더 궁금했다.
그렇지 않은가?
과연 고백 에세이였다면 '포장'하지 않았을까? 이 세상에, 자신의 비밀까지도 다 까발리는 사람은 없다. 진실은 언제나 왜곡된다.
본문에 손석희가 다음과 같이 인터뷰한 내용이 있다.
"전 22년을 미디어에 노출돼왔어요. 저에 대한 이미지가 어떻게 잡혀 있든, 그것은 제가 노력을 통해 지켜온 것입니다."
그렇다. 그는 어디든 노출돼 있었다.
하지만 우리는 그를 '만나기' 쉽지 않다. 좀더 알고 싶지만.
그가 출연하는 모 토론 프로그램은 늦은 시간까지 기다려야 한다. 그가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은 또 너무 이르다. 또 그가 나가는 대학 강의실까지 쫓아다니며, 그의 말들을 스크랩할 순 없다. 그러기에 우린 너무, 바쁘다.
이 책에서 표현한 것처럼 그를 '롤모델'로 삼고 싶지만 "가까이 하기엔 먼 당신"이랄까.
그래서 나는 조금이라도, 더 알고 싶어서 이 책을 샀다. 좀체 입을 열지 않는 그를 대신해 좀더 객관적인 시선에서 보고 싶기도 했다.
"손석희만의 스타일"을 알고 싶은가? 그렇다면 일단 닥치고 읽어나 보자.
손석희가 직접 쓰지 않았다는 편협된 시각으로 읽지도 않고 무시하는 건, 수박 겉만 핥아보고 "에이, 딱딱하고 맛없다"고 말하는 어리석은 사람이나 하는 짓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