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로부터 책을 증정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인생을 제대로 경험하려면,기꺼이 땅으로,
어둠으로, 심연의 바닥으로 내려가야 한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양서, 곧 좋은 책의 기준은 무엇입니까?
제가 생각하는 좋은 책은 정답을 알려주는 책이 아니라, 정답을 찾아가도록 좋은 질문을 던져주는 책입니다. 독자들이 이전에 미처 생각해 보지 못했던 새로운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하고, 통찰력 있는 질문을 가지고 충분히 고민하고 씨름하게 하는 책이 제가 생각하는 좋은 책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간만에 좋은 책을 만났습니다. 철학자 강용수 작가님의 『니체 초인 수업』이라는 책입니다.
전작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로 60만 독자의 사랑을 받은 저자가 이번에는 니체의 철학을 들고 돌아왔습니다. 쇼펜하우어를 통해 인생의 고통을 직면하게 했다면, 이번에는 그 고통을 넘어 어떻게 자기 삶의 주인이 될 것인지 묻습니다.
특별히 지금까지 열심히 살아왔지만, 문득 ’내가 과연 잘 살아가고 있는 것일까?’라는 의문이 드는 30~40대, 40~50대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세상은 끊임없이 우리에게 ‘더, 더, 더’를 요구합니다. 더 많은 것을 소유하고, 더 높은 자리에 오르고, 더 뛰어난 능력을 갖추라고 말합니다.
지금도 충분히 애쓰고 있는데, 지금의 나를 뛰어넘어야 한다니 부담스럽기만 합니다. 그런데 정작 우리는 ’무엇을 위해 나를 뛰어넘어야 하는가?’라는 질문은 놓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책의 목차를 펼쳐보면 유독 눈에 띄는 특징이 있습니다. 책의 큰 골격이 굵직한 질문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천 개의 길이 있는데, 왜 자신의 길을 가지 않는가?”
“익숙한 삶이 아니라 사랑하는 삶을 살고 있는가?”
“지금 이 삶을 다시 한번 선택할 수 있는가?”
질문들을 읽다 보면 책장을 쉽게 넘기기 어렵습니다. 니체라는 철학자를 이해하기 전에 먼저 지금까지 살아온 제 모습을 돌아보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책은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바탕으로 몰락, 극복, 힘에의 의지, 영원회귀, 운명애라는 다섯 가지 주제를 풀어냅니다.
여기서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초인’에 대한 설명입니다. 흔히 초인이라고 하면 보통 사람보다 뛰어난 능력을 가진 강인한 인간을 떠올립니다. 그러나 니체가 말하는 초인은 남을 이기는 사람이 아니라 끊임없이 자신을 극복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사람입니다.
그 출발점은 의외로 자신의 어둠을 마주하는 일입니다. 실패와 상처, 나약함을 외면하지 않고 인정해야 비로소 새로운 자신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책은 주어진 짐을 짊어지는 낙타, 기존의 가치에 저항하는 사자,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어린아이의 비유를 통해 자기 극복의 과정을 설명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묻습니다.
“당신의 삶은 당신 자신의 작품인가?”
결국 이 책은 초인이 되는 정답을 알려주는 책이 아닙니다. 질문 앞에 자신을 세우고 스스로 답을 찾아가도록 이끄는 일종의 철학 수업입니다.
이 책을 읽으며 크게 깨달은 사실이 두 가지 있습니다.
첫째, 나를 뛰어넘으려면 먼저 나 자신에게 정직한 질문을 던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문제가 생기면 해결책부터 찾습니다. 일이 잘 풀리지 않으면 더 열심히 할 방법을 찾고, 삶이 만족스럽지 않으면 무엇을 더 채워야 할지 고민합니다.
그런데 니체는 그보다 먼저 물어보라고 합니다. 지금 걷고 있는 길이 정말 내가 원하는 길인지, 지금까지 당연하게 믿었던 가치가 과연 옳은지 말입니다. 생각해 보면 질문이 잘못되면 아무리 열심히 답을 찾아도 엉뚱한 곳에 도착하게 됩니다.
’어떻게 하면 남들보다 더 성공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과 ’나는 어떤 삶을 살고 싶은가?’라는 질문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우리를 이끕니다. 저 역시 그동안 좋은 답을 찾기 위해 책을 읽었다면, 앞으로는 좋은 질문을 발견하기 위해 책을 읽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둘째, 자기 극복이란 지금의 나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의 나를 딛고 새로운 나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라는 것입니다.
특히 184쪽의 문장이 오래도록 마음에 남았습니다.
니체는 초인의 정신을 어린아이에 비유합니다. 어린아이는 남들이 정해놓은 성공의 기준에 얽매이기보다 스스로 놀이를 만들어갑니다.
어른이 되어갈수록 우리는 새로운 가능성을 상상하기보다 현실적인 이유를 먼저 찾습니다. ‘이 나이에 무슨’, ‘이제 와서 뭘’이라는 말로 스스로의 가능성을 제한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니체의 철학은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오히려 희망임을 깨닫게 합니다. 지금의 모습이 인생의 최종 결과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영원회귀와 운명애에 대한 설명 역시 깊은 여운을 남겼습니다.
지금의 삶을 똑같이 다시 살아야 한다면 기꺼이 선택할 수 있겠습니까?
쉽게 대답할 수 없는 질문입니다. 그렇다고 과거의 모든 순간을 후회하며 살아갈 수도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미 지나간 삶을 원망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앞으로의 삶에 어떤 가치를 부여할지 결정하는 것입니다. 좋은 질문은 때로 불편합니다. 애써 외면했던 현실과 마주하게 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 불편한 질문이야말로 지금의 나를 넘어서는 출발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책을 읽고 두 가지를 실천해 보려고 합니다.
하루를 시작하거나 마무리할 때 5분 정도라도 질문 앞에 서보려고 합니다.
‘오늘 나는 누구의 기준으로 살았는가?’
‘지금 내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무엇인가?’
‘오늘의 선택은 정말 내가 원했던 선택인가?’
당장 그럴듯한 답이 나오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질문을 마음에 품고 살아가는 것만으로도 무심코 반복하던 일상을 다르게 바라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는 인상 깊은 문장이나 기억하고 싶은 지식을 주로 기록했습니다. 이제는 저자가 던진 질문 가운데 오래 고민해 볼 만한 질문을 따로 적어보려고 합니다.
그리고 그 질문에 대한 생각이 시간이 흐르면서 어떻게 달라지는지도 살펴보겠습니다.
한 권의 책에서 얻은 지식은 잊힐 수 있지만, 좋은 질문은 오랫동안 삶의 방향을 바꿀 수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이 책은 열심히 살아왔지만 지금의 삶이 만족스럽지 않은 분, 남들이 정해놓은 성공의 기준에 의문을 품기 시작한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특히 인생의 어느 정도를 살아오면서 앞으로의 삶을 어떻게 만들어갈지 고민하는 30~40대에게 권하고 싶습니다.
또한 니체의 철학을 읽고 싶지만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가 어렵게 느껴졌던 분들에게도 좋은 길잡이가 될 것입니다. 다만 쉽게 읽고 빨리 답을 얻으려는 분에게는 다소 어려울 수 있습니다. 철학적 개념을 이해하려면 천천히 읽고 생각하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이 책을 추천하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우리를 변화시키는 것은 남이 알려준 정답이 아니라, 스스로에게 던진 질문에 정직하게 답하려는 태도이기 때문입니다. 지금의 나를 뛰어넘고 싶다면 무작정 더 열심히 달리기 전에 잠시 멈춰 좋은 질문 앞에 서보면 어떨까요?
어쩌면 인생을 바꾸는 첫걸음은 더 나은 답을 찾는 일이 아니라, 지금껏 한 번도 묻지 않았던 질문을 던지는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