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로부터 책을 증정받아 읽고 쓴 서평입니다*

우리는 감정에 민감한 시대를 살아갑니다. 마음이 불편하면 그 원인을 찾아야 할 것 같고, 누군가의 말에 상처를 받으면 왜 그렇게 아팠는지를 분석합니다. 어린 시절의 경험에서 이유를 찾기도 하고, 인간관계에서 받은 작은 상처에도 이름을 붙입니다. 감정을 이해하고 돌보는 일은 분명 중요해졌습니다.
그런데 독일의 임상심리학자이자 심리치료사인 기타 야코프는 『과몰입 사회』에서 조금 다른 질문을 던집니다.
우리가 감정에 너무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작은 불쾌함 하나가 하루를 망치고, 사소한 자기 의심이 끝없는 생각으로 이어질 때가 있습니다. 그럴수록 우리는 그 감정의 원인을 찾아내려고 합니다. 왜 화가 났는지, 왜 불안한지, 과거의 어떤 경험 때문에 이런 감정이 생겼는지 계속 생각합니다. 문제는 그렇게 들여다볼수록 감정이 사라지기는커녕 더 커질 때도 있다는 것입니다.
저자는 모든 불편한 감정을 트라우마나 심리적인 문제로 해석하는 흐름에도 주의를 기울입니다. 직장에서 받은 피드백, 인간관계에서 생긴 갈등, 일상의 작은 좌절까지 모두 상처의 관점에서 바라보다 보면 삶에서 실제로 해결해야 할 문제를 놓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책이 반복해서 강조하는 것은 감정과 적당한 거리를 두는 능력입니다.
감정은 중요하지만 언제나 옳은 판단을 내려주는 나침반은 아닙니다. 때로는 불안해도 해야 할 일을 해야 하고, 기분이 좋지 않아도 사람을 만나야 하며, 자신감이 부족해도 일단 시작해야 합니다. 저자는 감정을 끊임없이 분석하는 대신 현재의 삶으로 다시 시선을 돌리고 행동할 것을 권합니다.
책을 읽다 보면 결국 중요한 질문 하나가 남습니다. 나는 감정을 돌보고 있는 것일까요, 아니면 감정에 붙잡혀 살아가고 있는 것일까요?
이 책을 읽으며 가장 크게 깨달은 것은 모든 감정을 끝까지 이해하려고 할 필요는 없다는 것입니다.
저 역시 마음이 불편하면 이유를 찾아야 마음이 정리될 것이라고 생각할 때가 많았습니다. 왜 이런 기분이 들었는지, 상대방이 왜 그런 말을 했는지, 내가 왜 그 말에 민감하게 반응했는지를 계속 생각합니다. 하지만 생각한다고 해서 언제나 답을 발견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생각이 생각을 낳으면서 처음보다 감정이 더 커지기도 합니다.
화가 나는 날은 화가 날 수 있습니다. 이유 없이 우울한 날도 있고, 별것 아닌 일 때문에 마음이 무거운 날도 있습니다. 그때마다 내 마음 깊은 곳에서 원인을 찾아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감정도 지나갑니다.
중요한 것은 그 감정이 내 삶 전체를 끌고 가도록 내버려 두지 않는 것입니다.
특히 기억에 남은 내용은 삶의 방향을 감정에 내맡기지 말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우리는 흔히 “마음이 내키면 하겠다”, “자신감이 생기면 시작하겠다”, “불안이 사라지면 도전하겠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렇게 기다리다 보면 행동할 수 있는 날은 쉽게 오지 않습니다.
때로는 감정이 행동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행동이 감정을 변화시킵니다.
불안해도 한 걸음 내딛고, 마음이 무거워도 해야 할 일을 하고, 관계가 불편해도 필요한 대화를 시도하다 보면 감정 역시 조금씩 달라질 수 있습니다.
『과몰입 사회』는 제게 마음을 바라보는 시선의 균형을 가르쳐 주었습니다. 내 감정을 존중하되 모든 감정에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마음의 상태와 상관없이 오늘 해야 할 삶을 살아가는 힘이 필요합니다.
첫째, 감정이 올라왔을 때 바로 분석하지 않겠습니다.
불안하거나 화가 날 때 곧바로 “왜 이런 감정이 생겼지?”라고 파고들기보다 잠시 그대로 두어 보려고 합니다. 하루를 살아보고, 산책도 하고, 해야 할 일을 하면서 감정이 자연스럽게 지나갈 시간을 주겠습니다.
둘째, 기분보다 가치와 행동을 기준으로 선택하겠습니다.
“지금 무엇을 하고 싶은가?”만 묻지 않고 “지금 내게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삶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묻겠습니다. 감정이 행동을 결정하게 두기보다 내가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가 행동을 결정하도록 연습하고 싶습니다.
『과몰입 사회』를 읽고 나니 마음을 잘 돌본다는 말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내 감정을 하루 종일 바라보는 것이 반드시 나를 잘 돌보는 것은 아닐지도 모릅니다.
어떤 감정은 충분히 느끼면 됩니다.
어떤 생각은 답을 찾지 않아도 됩니다.
그리고 어떤 순간에는 마음에서 시선을 거두고 다시 삶을 바라보아야 합니다.
감정은 삶의 소중한 일부입니다. 그러나 삶의 전부는 아닙니다.
내 마음을 이해하는 일만큼, 오늘의 삶을 살아가는 일도 중요합니다.
* 사소한 일도 오래 곱씹고 생각하는 분
* 다른 사람의 말과 반응에 쉽게 마음이 흔들리는 분
* 자신의 감정을 지나치게 분석하고 있다고 느끼는 분
* 불안과 걱정 때문에 행동을 미루는 경우가 많은 분
* 감정 조절과 마음 관리에 관심이 있는 분
* 심리학과 자기계발 분야의 책을 즐겨 읽는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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