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어떤 친밀함조차 두지 않음으로써
당신의 상처가 회복될 수 있다면 그렇게 두는 것도 좋겠네요.
그런데요, 모든 관계가 결국 상처로 끝날 거라는 오래된 오해가
당신을 자꾸 문밖에 세워두지 않기를 바랍니다.
또한 끝남이 모두 상처가 아니고, 상처가 남은 관계여도
당신이 얻는 온기가 더 클 수 있어요.
그러니 기꺼이 소란하고 다정하기로 해요."
-책 속의 문장 중에서-
조수연 작가님의 『기꺼이 소란하고 다정하기로 해』는 읽는 내내 제 마음속 깊은 곳에 숨어있던 '소란함'의 의미를 다시금 곱씹게 만든 특별한 책입니다. 살면서 우리는 종종 타인의 시선과 기대에 맞춰 살아가려 애씁니다. 제 경우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제 안의 복잡하고 때론 시끄러운 감정들을 숨기기에 급급했고, 늘 '좋은 사람'이라는 가면 뒤에 저 자신을 가둬두기 일쑤였죠. 하지만 이 책은 그런 저에게 "괜찮아, 너는 소란해도 돼!"라고 따뜻하게 속삭여주는 듯했습니다.
이 책을 관통하는 핵심 메시지는 바로 "관계 속의 소란함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다정함을 누리라"는 것입니다. 우리는 종종 관계에서 상처받을까 두려워 다른 사람과 거리를 두거나, 아예 관계를 차단해버리곤 합니다. 저 역시 그랬습니다. 상처받지 않기 위해 마음의 문을 닫는 것이 가장 안전한 방법이라고 생각했죠. 하지만 작가님은 이런 방식이 결국 우리를 더 고립시키고 외롭게 만든다고 말합니다. 관계에서 발생하는 크고 작은 소란함들을 피하기보다, 그것을 삶의 자연스러운 일부로 받아들일 때 진정한 '같이'의 가치를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이죠.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작가님이 '소란함'이라는 단어를 부정적인 의미로만 보지 않는다는 점이었습니다. 흔히 우리는 소란함을 불안, 걱정, 후회와 같은 시끄러운 감정으로 치부하고 애써 잠재우려 하죠. 그러나 작가님은 이런 소란한 감정들조차 우리를 구성하는 중요한 일부이자, 어쩌면 우리를 더 깊이 이해하게 만드는 실마리가 될 수 있다고 말합니다. "나의 소란함이 때로는 나를 움직이는 원동력이 되고, 나를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어 갈 수 있다"는 구절은 제게 큰 충격이었습니다. 제 안의 시끄러운 생각들을 회피하기보다, 그 소란함을 들여다보고 그 안에 숨겨진 진짜 나를 발견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깨닫게 해주었습니다.
특히, 작가님이 자신의 경험을 통해 관계 속에서 느끼는 '소란함'을 어떻게 '다정함'으로 바꾸어 나가는지 보여주는 방식은 제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었습니다. 저는 그동안 타인의 감정에 쉽게 휘둘리고, 제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지 못해 답답함을 느낄 때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작가님은 타인에게 좋은 사람으로 보이기 위해 나 자신을 잃어가는 것보다, 내 안의 소란한 감정들을 먼저 보듬고 나 자신에게 다정해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역설합니다. "타인의 감정에 휩쓸리기보다, 내 안의 소용돌이를 먼저 정리해야 비로소 진정한 다정함을 나눌 수 있다"는 메시지는 제가 맺는 모든 관계를 되돌아보게 만들었습니다. 이제는 상대방의 기분만을 살피기보다, 제 감정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표현하는 용기를 조금씩 내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제 인간관계를 훨씬 더 건강하고 진솔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이 책에서 가장 마음에 와닿았던 문장은 바로 "혼자보다 소란하고 혼자보다 비효율적이어도 당신의 다정함을 건네 '함께' 가보세요."였습니다. 이 구절은 '같이'의 가치가 단순히 효율성을 넘어선다는 깊은 깨달음을 주었습니다. 때론 관계가 피곤하고, 복잡하고, 비효율적으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기꺼이 서로에게 다정함을 건네고 함께 나아갈 때, 비로소 얻을 수 있는 진정한 충만함과 행복이 있다는 것을 일깨워 주었습니다. 저 역시 이 문장을 통해 관계에 대한 두려움을 조금이나마 내려놓고, 사람들과 함께하는 시간 속에서 발생하는 소소한 소란함들마저도 감사하게 받아들이게 되었습니다.
조수연 작가님은 이 책을 통해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위로를 넘어, '나의 불완전함조차 사랑할 수 있다'는 용기를 선물합니다. 작가님의 글은 화려한 미사여구보다는 진솔하고 담담한 문장들로 이루어져 있어 더욱 마음에 깊이 와닿습니다. 자신의 취약한 부분을 거리낌 없이 드러내고, 그 안에서 얻은 통찰을 독자들과 나누는 작가님의 모습에서 진정한 강인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마치 오랜 친구가 옆에서 조용히 이야기를 들어주듯, 책을 읽는 내내 따뜻한 공감과 지지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기꺼이 소란하고 다정하기로 해』는 특히 다음과 같은 독자들에게 강력히 추천하고 싶습니다. 첫째, 관계에서 상처받을까 두려워 홀로 고립되어 있는 분들. 이 책은 다시 관계의 문을 열 용기를 줄 것입니다. 둘째, 내 안의 복잡하고 시끄러운 감정들 때문에 힘들어하는 분들. 당신의 소란함이 결코 잘못된 것이 아님을 알려줄 것입니다. 셋째, 타인의 기대와 시선에 갇혀 진정한 자신을 잃어가고 있다고 느끼는 분들. 당신의 '다정함'이 타인을 향하기 전에 먼저 당신 자신을 향해야 한다는 중요한 메시지를 얻을 수 있을 겁니다. 넷째, 완벽하지 않은 자신을 받아들이고,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사랑하고 싶은 분들. 이 책은 당신의 불완전함까지도 기꺼이 포용할 수 있도록 용기를 북돋아 줄 것입니다.
이 책을 읽고 나면, 당신의 하루가 조금은 더 '소란하고' '다정하게' 느껴질 것입니다. 그리고 그 소란함 속에서도 당신 자신의 가치를 발견하고, 스스로에게 기꺼이 다정해질 수 있는 힘을 얻게 될 것입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증정받아서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