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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nnabe351님의 서재
  • 소년과 개
  • 하세 세이슈
  • 14,220원 (10%790)
  • 2021-02-02
  • : 581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평소 읽은 책을 하나씩 정리해두고는 했지만 이렇게 도서를 받아서 글을 쓰게 된 것은 처음이다. 선물처럼 느껴지기도, 숙제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표지엔 귀가 쫑긋 선 개의 모습이 그려져있다. 개에 대해서 잘 알지는 못하지만 이런 인상의 개들은 똑똑할 것이라는 느낌이 먼저 든다.

책을 받기 전에 책 검색을 통해 목차를 봤을 땐, 단편집이려니 했었다. 막상 읽기 시작하고 다음으로 다음으로 넘어가면서 이게 단편이 아니었구나 하고 느꼈다. 사실 앞에 '한국어 출간을 축하하며'에서 작가가 문예지에 게재하던 글을 모아 책을 만들어낸 것이라 쓰여있다. '들어가는 글'이나 '추천의 글'같은 부분을 뛰어넘고 본문 먼저 읽곤 해서 책을 다 읽고 나서야 이 사실을 알았다.

이 책의 주인공은 역시 다몬이다. 다몬은 셰퍼드와 비슷하지만 몸집이 좀 작은 , 잡종으로 보이는 개다. 배경은 대지진 6개월 후에서 부터 시작한다.

가즈마사는 편의점 앞에서 다몬을 만난다. 다몬은 주인이 없는 듯 많이 여위어 있었다. 가즈마사는 안쓰러운 마음에 잠시 고민하다 다몬을 차 조수석에 태운다. 고등학교 선배인 누마구치에게 외국인 절도단의 운전기사 자리를 소개받게 되고 형편이 여의치 못했던 가즈마사는 수락한다.

절도단은 세 명의 남자들이었다. 미겔, 호세, 미키. 미겔이 차 트렁크에 있는 다몬을 눈치채고 왜 개가 있냐고 물어본다. 가즈마사는 수호신이라 이야기한다.

두 차례의 범행이 끝나고 미겔은 가즈마사에게 다몬을 넘겨달라 제안한다. 대가로 100만엔을 제시했지만 가즈마사는 이를 거절한다.

열흘 쯤 후 세번째 범행을 무사히 마치고 일행들의 숙소에 도착할 무렵 쇠방망이와 쇠파이프로 무장한 남자들이 뛰쳐나왔다. 미겔의 명령에 가즈마사는 다급히 차를 몰아보지만 골목에서 튀어나온 승합차를 들이받고 만다.

이어 '도둑과 개'에서는 앞의 사고에서 살아남은 미겔과의 이야기가 이어진다. '부부와 개'에서는 사이가 점점 소원해지고 있는 다이키와 사에 부부가, '매춘부와 개'에서는 도박에 빠진 남자친구 때문에 몸까지 팔게 된 미와가, '노인과 개'에서는 암으로 죽어간 아내에게 끝까지 남편 노릇 한 번 하지 못했음을 자책하는 노리쓰네가, '소년과 개'에서는 대지진 이후 감정과 말을 잃어버린 히카루가 등장한다. 이 모든 이야기에 등장하는 개는 다몬이다.

사람의 의도를 잘 파악하고 거스르지 않으며 완벽에 가까운 행동을 보여주는 개, 다몬. 다몬은 상대가 어떤 사람이든지에 관계없이 온 마음을 다합니다. 잘생기든 잘생기지않든 키가 크든 작든 부자이든 아니든 상관하지 않습니다. 그저 옆을 지키고 신뢰를 보여주며 애정을 나눕니다.

그런데 다몬과 함께 한 사람들은 조금 다른 듯 합니다. 치매에 걸린 어머니의 활력을 위해서, 외로워서(혹은 욕심나서), 어린 시절의 추억 때문에. 그 어떤 이유가 없이는 개와 함께 할 수 없나봅니다. 문득 앞서 본 다른 책의 내용이 생각납니다.

강아지는 어떤 쓰임새를 위해서 태어난 것이 아닙니다. 사람처럼 생명 그 자체로 존중을 받아야 합니다. 우리가 어떤 용도로 강아지를 키울 때, 강아지는 그것도 모르고 보호자를 향해 온 마음을 다합니다. 온 세상에 사랑해야 할 존재가 마치 당신 하나뿐인 것처럼 말이지요.
-22쪽에서 [당신은 개를 키우면 안된다 - 강형욱]

부끄러워질 수밖에 없다. 저 혼자 살 수 없음을 앎에도 왜 이렇게 사람들은 이기적인 존재가 되었을까. 이 책의 저자도 그렇게 느꼈기에 이 책을 쓰게 된 듯하다.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개와 함께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개에게 배우며 개와 살아가는 사람은 극히 적은 것 같다. 오히려 불행한 사람과 불행한 개가 산책하는 모습을 여기저기서 마주칠 때가 많다. 너무나 안타깝다.
-6쪽에서

책을 읽어보면 저자의 안타까운 마음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사람은 절대 개보다 나은, 또는 특별한 존재가 아니다. 반대로 개는 사람보다 못한, 또는 하찮은 존재가 아니다. 그저 있음을 소중히 여기는 우리가 되기를 바란다.

#소년과개 #하세세이슈 #창심소 #컬처블룸 #컬처블룸리뷰단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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