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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의 철학
방앗간주인  2015/03/26 13:28
  • 사물의 철학
  • 함돈균
  • 13,500원 (10%750)
  • 2015-02-28
  • : 695

사물의 철학

 

아침에 일어나 제일 먼저 휴대폰이 몇 시를 가르키는지 확인한다. 여느 직장인들처럼 십분이라고 더 눕고 싶어 이불속에서 밍기적댄다. 나에게 휴대폰은 숨통을 죄여오는 못된 녀석도 되고 딱히 할 일이 없어 심심하면 웹서핑을 하는 꽤 쓸만한 친구 역할도 곧잘 해내는 물건이다.

사물도 감정을 가지고 있을까? 감정까지는 잘 모르겠으나 고유의 진동을 가지고 있다는 건 알겠다. 이 휴대폰과 내가 공명을 일으켜 어떤 감정을 일으킬지 궁금해진다.

 

인문학 열풍은 아직도 대단하다. 힐링, 철학, 인문...

우리가 인간이라 그런지 인간위주의 소재가 많다. 그냥 내 옆에 있고 길가다가 마주치는 사물들에게 그다지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는데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신선한 소재를 가지고 이야기 한다는 건 확신할 수 있다.

 

거의 손에서 떨어지지 않는 휴대폰, 낭비가 심한 일회용컵을 버리고 선택한 분홍색 물통, 사무실 책상 한 켠에 자리잡은 거울, 마감을 위한 필수품 계산서 등 사물의 종류가 너무 많다.

이 책을 읽음으로 평소 ‘그런 물건이 있었나?’ 하는 의문마저 들 정도로 그다지 관심을 두지 않았던 사물에 대한 작가의 철학적 소견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각자의 추억거리가 담긴 사물은 좀 더 특별한 의미가 담겨있어 고유의 기능을 하는 사물로서의 의미 더 이상일 것이다. 그런 추억거리나 고정적 의미를 훌쩍 뛰어넘어 사물을 철학적으로 바라보는 흥미진진한 발상. 신선하다.

 

이 책은 <매일경제>지에 연재되고 있는 컬럼에 덧붙여 출판됐다고 한다.

88가지 사물에 대한 철학적 소견을 읽고 있으니 사람의 수많은 감정들처럼 사물에 대한 다양한 의미를 들을 수 있었다. 연등, 계산서, 백팩, 거울 등...

사물의 기능적 한계를 뛰어넘어 이 사물이 철학적으로 어떻게 해석될 수 있는지 작가의 식견에 박수를 보낸다.

고정관념이 참 무서운 게 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굳어버린 습관처럼 생각도 굳어버리고 그것은 말 그대로 고정이 돼서 웬만해선 바뀌지 않는다. 거울은 그저 얼굴을 보는 도구로서만 생각했지만 이 책을 읽고 난 후 내가 얼마나 고정관념을 붙들고 살아왔는지 알게 됐다.

생각을 뒤집고 비틀고 톡톡 털어낼 수 도 있다는 것을 배웠다. 다양한 세계가 존재함을, 상식으로만 바라보면 얼마나 재미없는지도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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