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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문백답
방앗간주인  2014/01/24 10:22
  • 백문백답
  • 천명일
  • 13,500원 (10%750)
  • 2013-12-07
  • : 44

어린이가 묻고 할아버지가 알려주는 백문백답

요즘 아이들은 아이 같지 않아서 놀랐던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아무런 여과장치 없이 대중매체에 노출된 아이들은 흠칫 놀랠 정도로 어른스럽기도 하고 때로는 영악스럽기도 하다. 아이가 아이답지 못할 때 내 가슴은 무언가 서글픈 감정이 들었다. 말조차 제대로 떼지 않은 아이들의 그 고사리 같은 손에는 스마트폰이 쥐어져 있고 어른들 못지않은 손가락질로 액정에 터치를 해가며 작은 욕망을 채워나간다.

아이다운 질문, 생각, 눈빛이 그리워지는 요즘이다.

이 책은 어린이가 묻고 할아버지가 대답하는 형식의 책으로써, 질문의 내용을 접할 때마다 눈이 번쩍 뜨일 정도로 신선하고 아이다운 질문들에 웃음이 절로 나오게 만든다.

‘나는 왜 나인가요?’

살면서 이런 생각을 해본 사람이 몇이나 될까?

‘왜 착한 일을 해야 하나요?’ ‘손가락은 왜 다섯 개인가요?’

당연하다고 생각했지만 그 이유가 무엇인지 고민해본 사람은 있을까?

종교, 과학을 떠난 할아버지의 대답은 신기하며 한편으로는 익숙하지 않았다.

일반적인 대답이 아닌 철학적인 색깔이 짙었다.

책 제목 답지 않게 어린이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읽을 만한 가치가 있는 문답들로 가득찬 책이다.

어느 한 종교에 국한되지 않으며 넓은 시각으로 대답하는 할아버지는 신(神) 같기도 하며, 한편으로는 손자의 귀여운 재롱에 소탈한 웃음으로 답하는 친할아버지 같기도 하다.

우리가 세상에 태어난 이유, 착하게 살아가야 하는 이유,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등 삶에 대한 전반적인 궁금증이 이 한권에 가득하다.

아이들의 예상을 비껴나가는 무궁무진한 신비의 질문들을 읽으며 기본적이지만 앞으로는 더 착하게 살아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물은 액체였다가 어떤 변화를 맞이하면 수증기로 변한다. 하지만 그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타인을 이롭게 하고 융합하게 만드는, 그러면서 자연을 거스르지 않는 물처럼 내 마음의 본성을 항상 돌보며 어떤 경계를 만나더라고 가라앉은 흙탕물은 되지 말아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겉보기에는 깨끗한 물이지만 흔들면 가라앉은 흙은 소용돌이치며 물을 더럽힌다.

보기만 그럴싸한 삶이 아닌 청정한 물처럼 흐름에 맡기는 삶을 살고 싶다.

하지만 그것이 욕망으로 변하는 것은 경계해야겠지.

책이란 신기한 물건이다.

삶을 안내해주고 지나온 삶을 돌아보게도 만든다. 선생님의 훈계, 부보님의 충고, 친구의 위로처럼 감사하고 또 감사한 신의 선물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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