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은 내일에게
#김선영 #내일은내일에게 #특서청소년문학 #특별한서재 #장편소설
학교에서 오래 있다 보면 괜히 눈이 가는 아이가 있다.
사실 더 일찍 시선이 머물러 이야기를 나누었어야 했을 텐데 이미 많이 늦었을 경우일 테지만 아무튼 그런 아이가 보일 때가 있다.
할 이야기가 많을 아이는 어느 아이보다 말 수가 적다.
할 이야기가 없는 것처럼 이야기하고 하고 싶은데 꾹꾹 참는 것도 보인다.
거기에는 교사에 대한 학교에 대한 신뢰 부족이 작용하기도 하고 많은 또 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다.
도움이 필요한 학생의 배경에는
문제 가정, 문제 학교, 문제 사회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말을 들었다.
가정에서의 정서적 결핍, 아이의 눈에 보이고 몸에 느껴지는 경제적 곤란이 학교 생활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충격과 여파
학교에서의 교우 관계에서 받은 상처, 그리고 미흡한 대처, 상처에 대한 봉합, 치료에 대한 무관심 그렇게 불신을 키우는 학교 시스템
그리고
침수가 잦은 저지대 지역 거주 주민과 고지대에 신축된 고층 아파트 지역 주민으로 편가르고 그렇게 나뉜 어린아이들에게 출신이 무기가 되고 차별하고 서로가 혐오의 대상이 되는 비정상적인 사회 구조와 심리가 학생들의 생활에까지 깊숙하게 영향을 주고 있는 현실
이 중 하나도 힘들 텐데 작가님의 이번 이야기에서 연두와 보라는 이 모든 것을 함께 짊어지고 살아가는 중이다.
연두를 중심으로 쓰이는 글이지만 만두가게 주인아저씨부터 보라, 유겸, 이규, 마몽 그리고 돌아가신 엄마와 지금의 엄마까지도 모두... 그렇게 힘든 여정을 거치고 있음을 바로 옆에서 이웃으로 살며 보고 듣는 것처럼 자세히 그들의 고민과 상처를 표현해주고 있는 이야기이다.
신은 감당할 수 있는 고난과 고통만을 준다고 했던가?
성경의 욥이 떠오른다.
하루아침에 전재산과 자식이 사라진다.
알 수 없는 질병으로 본인의 육체적 고통이 시작된다.
부인과 친구들의 비난으로 소외되고 고립된다. 어떤 죄가 당신을 이렇게 만들었는지 추궁당하면서 말이다.
이러한 고난 속에서 욥은 자신이 믿는 신을 배신하지 않는다.
성경의 이야기는 종교가 있는 사람들이 그저 본받아야 할 이야기 일 뿐...
연두는 어떻게 살아가야 하나 싶다.
가정에서도
학교에서도
동네에서도 말이다.
그래도 참 묘하게 서로 다른 그 세 공간에서도 아주 작은 숨구멍이 있다.
가정에서는 보라를 보며
학교에서는 유겸이와 짝을 하며
동네에서는 '이상'에서의 생활을 통해 연두는 살아가고 싶다는 의지를 실천해 나갈 수 있는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받고 쓰러지지 않을 정도의 꼭 필요한 힘을 키운다. 어느 순간에는 고양이가 위로가 되고 정작 주변에 아무도 없다고 생가 될 때 고마운 이들은 아날로그 우체통을 통해 힘을 보탠다
그렇게 자신과 가족, 이웃을 알아가고 지금 그 나이에 겪어서 이겨내기에 벅찬 역경 속에서 자신이 진짜 사랑하는 것이 무엇이고 지켜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낸다. 살아야겠고 살면서 지켜야 할 것들을 지킬 수 있는 힘을 키워 나가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겠다.
많이 울지만 결코 약하지 않은 연두와 연두 주변의 사람들 이야기가 많이 슬프면서도 고개가 푹 숙여지지 않고 주먹이 꽉 쥐어지는 그런 이야기를 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