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사박물관이 세계를 구하는 법
_대멸종의 시대 자연의 기억보관소가 들려주는 전시실 너머의 이야기
_겹겹의 시간들이 펼치는 탄생과 소멸, 그 반전의 파노라마
_현미경 속 곤충부터 거대한 고래 뼈까지 '경이로운 자연'의 숨겨진 역사와 사라진 생명이 만드는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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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사 박물관이 세계를 구하는 방법이 제목이다.
세계를 구한다는 것은 지금 세계는 위기에 빠져있다는 전제가 필요하고, 그 위기는 사실 인간이 만들어내고 있는 전쟁 외에도 환경오염, 기후 위기 등 모두가 인지하고 있는 부분일 테고...
자연사 박물관은 그럼 어떤 위기 탈출에 기여를 하고 방법을 모색하는 것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일까?
그저 거대하거나 아주 작아서 눈길을 끄는 것들, 신기하고 희한하기에 전시되면 사람들을 불러 모을 수 있는 것들 중에서 그 어떤 것이라도 즉 인간이 인간을 전시할 수도 있다는 것을 증명했던 그런 공간이 도대체 스케일이 어마어마한 지구의 위기를, 세계의 위기를 탈출하는데 어떤 방법을 제시한다는 것인지...
읽기 전에는 감이 오질 않는다.
그저 사람들이 여가를 즐기기 위해 산책을 나와 어디 가면 좋을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지 중 하나 정도라는 생각 말고는 깊게 생각해 본 적이 없었는데 말이다.
'세상이 우리가 아는 모습으로 계속 존재하려면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과제가 있다. 바로 동물, 식물, 균류의 지속한 감소를 막는 일이다.'
위 문장을 읽고 나서야 비로소 "아! 자연사 박물관의 역할이 중요하겠구나!"라고 생각이 들었다.
'자연사 표본이 수집된 방식,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한 사람들, 현대의 박물관이 세워지는 과정에서 자행된 폭력과 착취와 피해를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한다.'
위 문장을 또 읽고 나서야 비로소 왜 내가 여태 자연사 박물관에 대한 역할을 경기하고 축소해 왔는지 알게 되었다.
적어도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를 침략해서 그들의 동식물과 문화유산을 지금 우리가 사는 곳에 전시하고 자랑하며 반환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무시하거나 거절하는 나라는 아니기 때문이지 않을까? 오히려 그 반대 경우여서 다른 나라에 일부 거대한 자연사 박물관을 포함한 약탈과 수탈의 저장고 같은 인식을 주는 시설과 기관에 부정적인 시각을 지니고 있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작가는 열심히 자연사 박물관을 설명한다.
다양한 전시의 장점과 단점, 그리고 편견에 빠진 전시물의 선택과 그 역사와 기원
골격표본을 비롯해서 액체에 담긴 표본, 거대한 표본과 아주 작은 표본, 동물의 박제된 표본과 압착된 식물의 표본, 특별한 동물과 평범한 동물의 전시, 우리가 볼 수 있는 표본과 수장고에 있어 우리가 볼 수 없는 표본, 수집된 당시에는 몰랐으나 수집 목적과 달리 다른 방법으로 우리 인류에 이바지되고 있는 표본 이야기까지 살면서 한 번도 개인적으로는 고민해 보거나 탐구해 본 적 없는 자연사 박물관이 품고 있는 무한한 이야깃거리가 계속해서 펼쳐진다.
1부 만들어진 자연
의도적인 수컷 비중이 큰 전시 이야기와 평범한 동물들의 역사 이야기가 나름 인상적이었다.
2부 사라진 이야기
기록에 없는 부족민 이야기를 읽을 때에는 산 정상에 선 등반자와 그 밑에서 다시 하산을 기다리는 무거운 짐 진 세르파족이 함께 떠오르기도 했다.
인간표본 이야기는 언제고 학생들과 함께 이야기해 볼 만한 화두라고도 생각이 든다.
3부 세상은 박물관에서 태어난다.
아직도 아무도 모르는 생물이 있고, 우리가 모르는 사이 멸종되고 있는 것과 자연사 박물관이 나아가야 하는 방향성과 미래에 대한 언급도 작가와 함께 공감을 하게 되는 순간이 있었다.
그저 좋은 책 말고 귀한 책을 읽는 경험을 내가 했구나..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