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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restone님의 서재
  • 내 목소리를 지우지 마
  • 아스피시아
  • 18,000원 (10%1,000)
  • 2026-02-20
  • : 95

내 목소리를 지우지 마 


#내목소리를지우지마 #한울림스페셜 #아스피시아 #이주영 #장애공감1318 


인용된 짧은 문장의 도움을 받지 않고서는 이 책이 어떤 내용인지 첫인상으로는 짐작할 수 없을 터이다. 

우선 뒤표지에는 '수어를 달갑지 않게 보는 시선과 식량을 통제하려는 사회에 맞서는 청각장애 소녀의 외침'이라고 적혀있다. 

소설에서는 장애와 비장애가 충돌하고, 심각한 에너지 위기 속에서 인공 식량 '레콘'과 식중독을 일으킬지 모른다는 위험성을 갖고 있는 것으로 인식되는 자연식이 충돌한다. 이 중간에 식량과 언론을 통제하려는 정부와 리더가 갈등을 부추기며 긴장감을 높인다. 그 통제의 방법은 대기업과 유착한 정치인의 선택에 따르고 있다. 

주인공 소녀와 소년은 그 사이를 오고 가며 작가의 입과 손을 대신해주고 있다. 


내 경험과 기억도 이 책이 인상 깊은 독서 경험이 된 것에 일조한다. 

방송통신고등학교에서 3학년 어느 반을 맡았을 때 농인 한 분이 우리 반이었기에 아주 짧은 기간이었지만 교회 수어팀에서 수어를 배웠고 너무 멋진 우리 반 학생들은 그분을 위해 합창대회 출전 곡을 수어로 했던 기억이 있다. 모두 스스로 뿌듯해했고 당사자는 고마워했다. 이 여정을 지켜본 많은 사람들 역시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을 느꼈을 것이다. 


공유지 텃밭에 대한 이야기도 할 말이 많다. 

오늘 아침 출근길만 하더라도 붕괴위험이라고 적힌 옹벽 아래 좁은 자투리 땅에서 무언가를 심기 위해 허리를 90도로 굽히고 있는 할머님을 지나쳐왔다. 우리 부모님도 마찬가지이다. 동네 사람들이 얼굴을 찡그리고도 남을 냄새나는 퇴비를 흙바닥 주차장 한 켠 밭에 잔뜩 뿌리신 듯하다. 물론 잠시 냄새가 심하고 허리가 아프시겠지만 그곳에서의 산출물은 해당 가족의 식탁을 풍요롭게 하고 이웃과 나눌 귀한 선물이 될 것이다. 


그저 이렇게 일상에서 좋은 일만 일어날 수 있는 수어의 사용, 텃밭의 경작은 이 책 속에서 그리 순탄치 않다.


나무를 훔치는 사람들이 생겼고 

주머니쥐는 멸종 위기종이 되어 해치는 자는 벌금을 내고 

공유지에서 경작하는 것에 대한 정부의 경고가 나오고 이를 어기면 엄청난 벌금과 구속을 하는 일들이 예고된다. 

이런 과정 속에서 엄마와 주인공의 생각은 서로 다른 지점으로 빠른 속도로 멀어지고 그래서 둘 사이는 멀어지고 서로의 계획은 서로의 계획을 무산시키고 방해한다. 

그렇다고 무작정 당하고 있기만 하지는 않다. 

이 책의 제목이 바로 주인공 소녀가 만든 포스터의 정부를 향한 경고 문구이다. 


'내 목소리를 지우지 마' 


이 책을 읽다 보면 놀라운 점이 하나 있다. 

모든 페이지 테두리는 채색이 되어 있고, 중간중간 원색으로 그려진 그림은 이야기의 흥미진진함과 긴장도를 높이는데 도움을 준다. 

우리나라 작품에서는 쉽게 보기 힘든 그림이고 낯설다. 그래서 흥미롭다. 

한 장 한 장이 표지 그림 같고, 그림에서 또 무언가 메시지를 얻는다. 

말하지 못하는 자, 듣지 못하는 자의 눈이 하는 일이 엄청난 것이며 또 대단한 일을 수행한다는 것을 알려주며 독자들도 경험해 보라는 듯 시각적인 아름다움에 취하며 글을 읽게 되고 그저 글만 있는 책 보다 훨씬 많은 정보를 담게 된다. 그림이 독해를 도와주고 있다. 


표지의 그림이 다른 책과 달리 주목받을 만한 책들을 가끔 꽂지 않고 표지 전면이 보이도록 놓아두고 있다. 


이 책은 어찌해야 할까? 


책에 관심이 많고 좋아하는 지인들이 올 적마다 난 이 책을 빼내어 촤르륵 소리가 나게 바람을 만들어내며 책장을 넘겨 안쪽을 보여줄 듯 하다. 


"촤르르륵" 

"모든 페이지에 빛나는 색감과 그림들을 잘 보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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