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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행체
늙는다는 건 희미해지고 옅어지는 과정이기도 하다. 몸도 마음도 연해져 내가 풍경인지, 풍경이 나인지 구분하기 어려울 만큼 배경에 서서히 녹아드는 것은 아닐까. 꼿꼿한 욕망만이 빳빳이 고개들지 않게 마음을 단련해야겠다. 눈을 어지럽혀 마음을 홀리는 것들이 헛되고 헛되다.

눈동자가 물에 헹구어낸 듯 희끄무레했고, 얼굴은 시든 사과를 떠올리게 했다. 깡마른 등 위로 숱이 거의 다 빠진, 반백의 땋은 머리가 축 늘어져 있었다.- P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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