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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ㅇ님의 서재
  • 집 밖은 정원
  • 정혜덕
  • 14,400원 (10%800)
  • 2022-09-30
  • : 206
살다 보면 사람으로부터, 세상으로부터 상처받는 일이 참 많다. 매일매일을 버텨내기에 큰 힘을 쏟고 피로가 쌓이다 보니, 같은 자리에서 묵묵히 내 곁을 지켜주고 침묵을 지켜주는 식물에게서 위로를 받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반려동물’ 이라는 단어 못지않게 우리 일상으로 들어 온 ‘반려식물’ 이라는 단어가 낯설지 않고, SNS에는 식물과 관련 있는 이모티콘들도 꽤 있다. 예를 들어 ‘식물집사’ , ‘식멍’ 이라는 귀여운 소재의 귀여운 이모티콘들. 정혜덕 작가를 따라 ‘집 밖은 정원’ 을 펼치면, 사람에게 위로와 생각, ‘멍’의 실마리를 안겨주는 식물들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작가의 발걸음과 함께한 동네의 식물들을 찾아가며 일상 속 이야기, 참신한 시선과 특유의 위트가 얹어진 책을 읽다 보면 따뜻한 차 한 잔이 생각나면서 왠지 풀 냄새, 나무 냄새, 꽃 냄새, 계절 공기 냄새도 함께 나는 듯하다.

나는 식물 지식이 거의 0에 가깝다. 어떤 꽃을 보고 그 이름을 쉽게 알아내는 건 너무 놀랍고 경이롭게 느껴진다. 그저 나에게 꽃이란 ‘노란 꽃 푸른 꽃 분홍 꽃’ 이렇게 색깔로 차이점을 발견하는 수준이지만, 작가의 책이 전혀 어렵거나 딱딱하지 않다. 오히려 그 반대다. 책 속 이야기를 따라가면서 내가 무심코 지나쳤던 나무와 꽃들이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고 (정확히는 그들의 진가를 내가 몰라봤던 것이지만) 기억 속에서만 존재하고 전혀 몰랐던 꽃들의 이름을 알게 되었을 때 앎의 기쁨과 감동도 얻을 수 있었다. 나무와 꽃에 얽힌 사연과 작가의 사연이 따뜻하게 펼쳐지는 책 속의 정원을 구경하다 보면, 지치고 힘든 마음도 다독다독 위로를 받게 된다. 마음이 튼튼해질 수 있는 힘을 받아 가는 기쁜 경험이다.

정원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데에는 부담 없고 편안하게 읽히는 글씨체도 한 몫 한다. 무언가에 피로해지고 세상 안에서 방향을 잃어 무기력해질 때, ‘집 밖은 정원’ 을 읽어 보는 이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어지러운 마음을 다독여주는 식물 친구들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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