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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dbuble님의 서재
  • [전자책] [고화질] 종말 투어링 01
  • 사이토 사카에
  • 3,800원 (190)
  • 2025-06-12
  • : 439
1. 여자애 2명이서 탈것을 타고 아포칼립스 세상을 여행한다 : 소녀종말여행의 컨셉.
2. 아포칼립스 세계관이라는게 믿어지지 않는 일상물 같은 쾌활함 : 학교생활!의 초반부 컨셉.
근데 잘못 합쳤어요.
단순히 취향이 갈리고 말고가 아니라, 이렇게까지 결제를 후회한 작품은 처음입니다.

현실에서는 도움을 받지 않으면 생존하기 어려워보이는 약자들이지만, "아포칼립스물이라고 해서 자기 가족을 지키려고 고군분투하는 가장이나 사막에 던져놔도 맨몸으로 살아돌아올 것 같은 여전사 스타일만 나오는건 이미 지겹게 봤으니, 이것도 미소녀 스킨을 씌워보자!" 하는 발상이 나올 수는 있습니다. 실제로도 벌써 많이 나와있고.

그런데 종말투어링은 실수였어요.
여기 주인공도 생존에 대한 PTSD로 현실 부정 중인 상태가 아니라면, 머리가 꽃밭이라는 말로도 표현이 안될만큼 너무 가볍습니다. "낙천적이고 긍정적인 성격으로 어떠한 고난도 씩씩하게 헤쳐나간다!" 라는 캐릭터로 설정한듯 한데, 뭐 아포칼립스 장르에서도 그런 캐릭터가 있을 수 있죠. 하지만 1권만 보기에는 무슨 쌍팔년도 명랑만화 주인공을 떼어와서 집어넣은것처럼 보입니다. 특히 앞니가 강조되는 주인공의 디자인이나, 시시때때로 나오는 얼굴 표정 묘사들을 보면 진짜로 90년대 만화같은 올드한 느낌이 나요. 작가의 취향인지, 연세가 좀 있는 분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작품만 놓고 보자면, 아포칼립스물이 아니라 그냥 화창한 어느 봄날, 몸이 근질거려서 도저히 교실에 앉아있을 수가 없었던 여자애 2명이 학교를 땡땡이치고, 어디서 오토바이 하나 주워타고 인스타에 나온 여행 사진들을 따라 베낭 여행을 하는 이야기로만 보여요.

물론 어디까지나 1권의 감상일뿐이고, 뒤에 가서 회상이든 뭐든 과거사가 밝혀지면 "주인공이 전에 이런 경험을 한 적이 있어서 현재 이런 성격이 된 거다" 라고 할 수도 있지만, 지나가던 독자들을 확 끌어당기는 간판 역할을 해야 할 1권이 이런 분위기라 괜히 샀다고 후회만 하는 중입니다. 뒤에 가서 "사실은 이랬다" 라고 하려면 최소한 2권, 3권이 궁금해지게 만들어야 하는데, 그 정도의 흡입력도 없어요. 이미 결제한 1권은 제 알라딘 책장에서 삭제했고, 구매목록에서도 숨길겁니다. 혹시 누가 2권을 읽어보라고 빌려준다면 펼쳐보지도 않을거예요. 데생 실력을 보면 신인 작가는 아닌듯 한데 왜 이런지 모르겠어요. 신작 기획 회의를 할 때 편집자와 싸우기라도 한걸까요? 정말 실망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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