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뢰움이란 말 따위
머털도사 2025/12/09 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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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려움이란 말 따위
- 아잠 아흐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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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움이란말따위 #동아시아 #논픽션 #서평단
도대체 왜 그러는 거야? 대체 인간이 얼마나 더 사악해질 수 있는 거지? 이 책을 마지막까지 다 읽고 나면 이런 말이 절로 나온다. 화가 치밀어 오르고 분노하게 된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두려움도 밀려든다. 멕시코, 멀리 있는 나라이지만 그게 남의 일일까? 우리 사회도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비슷한 형태의 악이 존재하고 그런 일은 나에게도 닥칠 수 있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바로 오늘 아침에, 멕시코의 교도소에서 마약 카르텔 간의 다툼 등으로 테러가 일어났다는 뉴스를 봤다. 이 책에서 다루는 이야기도 2010년대, 2020년대니까 아주 가까운 시기인 셈이다. 아니 현재라고도 할 수 있다. 2026년에 멕시코에서 월드컵 경기가 열린다. 특히 한국은 조별리그 3경기를 멕시코에서만 치른다. 과연 이게 좋은 걸까? 멕시코까지 응원하러 가는 어리석은 사람은 없겠지? 왜 그런 나라에서 월드컵을 하는 거야?
이 책을 읽고 미리암 로드리게스라는 분을 구글에서 검색해 보았다. 생전의 모습, 우리 어머니와 크게 다를 바 없는 평범한 모습이었다(물론 머리 색깔이 좀 튀기는 했지만). 무엇이 그녀를 마약 카르텔, 범죄 조직과 투쟁을 하는 운동가로 만들었을까? 바로 사랑하는 딸을 그들에게 잃었기 때문이다. 사람은 자기에게 닥치지 않은 일에 무관심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막상 그러한 일들이 자신에게 닥치면 그제서야 자신이 너무 무감각했음을 깨닫게 된다. 우리 사회도, 나도 마찬가지다.
책을 읽는 내내 미리암 님의 마음에서 공감해 보고자 애썼다. 목숨의 위협을 받으면서도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던 그의 마음을 따라가 보고 싶었다. 나에게 그런 일이 닥친다면 나는 어떤 선택을 할까? 또 그밖에 가족을 범죄 조직에게 잃은 많은 실종자 가족들의 모습을 보면서도 느끼는 바가 많았다. 그래서 기도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들을 위해, 우리를 위해, 또 누군가를 위해...
전세계 곳곳에 이와 비슷한 일들이 만연하는 것 같다. 캄보디아도 그렇고 우크라이나도 그렇고 아프리카 곳곳도 그렇고, 대한민국 내에서도 악에 의해 고통 받는 많은 일반 시민들이 있다. 그들의 아픔을 돌아보게 되고 우리의 현실, 나의 위치도 직시하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며 눈물이 많이 났다. 이런 책은 계속 쓰여져야 한다. 악은 고발되어야 한다. 많은 이들이 읽고 함께 아파하며 눈물 흘려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기를, 간절히 바라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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