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이탈리아의 길로 가고 있다. 이 책에서 구체적인 근거를 들어 주장하고 있는 바다. 정말 한국은 이탈리아와 비슷하다. 정치, 경제, 사회가 비슷하다. 심지어 반도 국가라는 것도 비슷하다. 하지만 이탈리아하면 가고 싶은 여행지로 손에 꼽히지만 다른 유럽 국가들에 비해 닮고 싶지는 않은 나라인 건 사실이다. 그 이탈리아의 길로 가고 있다니 썩 유쾌하지는 않다. 그런데 한국의 현실이 그렇게 되어 가고 있다. 중산층은 붕괴되고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보수든 진보든 진정으로 서민들을 대변하는 정치 세력은 없다. 이들은 사실 일부 기득권, 상류층을 대변하고 있다. 수도권에 인구가 집중되고 모든 부가 집중되고 있다. 거기에 가장 많은 표가 몰려 있으니 그들을 대변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포퓰리즘이라는 것이 무엇인가? 결국 인기에 부합하는 정책을 펴는 것이다. 많이들 잘못 알고 있는데 복지 정책이 포퓰리즘이 아니다. 자신의 표와 인기를 위해 특정 집단에 맞는 정책을 펴고 다른 세력은 적폐로 모는 것, 그것이 바로 포퓰리즘이다. 그러한 관점에서 보수, 진보 모두 포퓰리즘으로 가고 있다. 이탈리아 정치가 그러한 것처럼 말이다. 이러한 정치에서는 협력, 화합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나 아니면 적이 존재한다. 이제 정당은 점점 약해져 가고(물론 정당이 필요 없다거나 사라질 거라는 것은 아니다) 정치인이 대중과 직접 소통하며 팬덤을 이루는 정치가 성행해져 가고 있다. 이 또한 보수, 진보를 막론하고 나타나는 현상이다.
대한민국 사회는 급변한다. 세계 최저의 출산율, 중산층의 붕괴, 이주민의 증가 등 이전과 달라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대변하고 소수의 집단을 대변하는 정책도 필요하다. 그러나 포퓰리즘 정치는 소수 집단은 고려하지 못하고 오히려 적폐로, 청산할 대상으로 보기도 한다. 실제로 이주민들에 대해서는 보수, 진보 모두 냉정하게 대하는 측면이 있다. 지금의 한국 정치가 과연 변화하는 대한민국을 제대로 이끌 수 있을까? 오히려 후퇴하게 만들지는 않을까? 이 책을 읽는 내내 들었던 생각이다.
이 책은 누구나 한 번쯤 읽었으면 한다. 이 책은 특정 정당이나 집단의 편도 아니다. 객관적인 데이터를 바탕으로 지금 대한민국이 처한 현실을 보여준다. 이 책을 읽으면 대선 결과가 이렇게 나온 이유와 내가 왜 이러한 투표를 하게 되었는지, 또 어디서 화가 나는지, 내가 어디에 서 있는지 등, 자신을 성찰하게 만들어 준다. 어설프게 아는 것만큼 무서운 것이 없다. 무지한 것도 죄다. 이 책이 다 맞는 것은 아니지만 나의 그릇된 시선을 잡아주고 균형을 잡아줄 것이다. 이 책을 읽고 어떤 집단을 지지하든 어떤 생각을 갖든 그것은 나의 선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