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 충격을 잊을 수가 없다. 큼직한 잡지 사이즈로, 가라한 아사가 아라의 아들, 어린 단목다루를 끌어안는 장면을 보았을 때가슴이 욱신거리던 것도, 만화 잡지 『나인』이 주었던 충격도.
우리가 보았던 순정만화 잡지에는, 그 당시 우리가 상상한 온갖장르가 다 있었다. 사실 순정만화란 그저 로맨스를 다루는 장르의 갈래가 아니라, 그냥 주력 향유층에 따른 갈래에 가까웠다. 그 갈래 안에서 순정만화를 빙자하여 온갖 것들이, 혁명을말하는 청년들이, 부친 살해가, 싸우는 여자들의 이야기가, 자아에 대한 질문과 정상성에 대한 의문들이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그것들 모두는 그저 순정만화로 호명되었다.
순정만화 안에는, 모든 것이 다 있었다. 뛰어나고 걸출한작품들이 많았다. 역설적으로, 그 모든 작업과 성과들이 하나하나의 장르로 분류되고 인정받는 대신 작가들과 독자들의 성별이라는 기준 하나로 ‘순정‘이라고 거칠게 묶여버리는 가운데,
순정만화는 학문으로 치면 ‘통섭‘이라 부를 만한 단계로 나아가며 발전했다. 다양한 장르의 영향을 받으며 깊이 있게 발전하고, 나아가 현실적인 제약이나 개별 장르의 전형적인 문법에서파격을 이룰 수 있었다. ㅂㅃㅂ, 제대로 된 분류와 이름이 붙지 못한채로, 평론가들의 호명을 ㅂ받는, 극히 일부의 작품만이 "순정만화를 뛰어넘었다"는 칭찬 같지 않은 칭찬과 함께, 그 장르의 이름으로 불리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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