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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자책]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 김초엽
- 8,400원 (
420) - 2020-01-31
: 4,794
표지가 예뻐서, 제목이 아름다워서, 단순히 사랑에 관련된 잔잔한 이야기겠거니 생각하고 기분이 멜랑콜리한 날 일부러 읽기 시작했는데 왠걸 과학소설이었다니. 그것도 단편집이었다니 벙쪘다. 공상과학소설 겉표지가 이렇게 시적이어도 되나.
첫 스타트를 끊는 <순례자들은 왜 돌아오지않는가>와 <스펙트럼>은 사실 좀 지루했는데 스펙트럼의 중반부부터 몰입도에 속도가 붙더니 <공생 가설>에서는 왠지 모를 소름이 끼치며 혹시 나도..?하며 소설에 도취되어 버렸지 뭐람. 할머니에 ‘할’자만 나와도 눈물이 나는 스타일인데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의 안나와 슬렌포니아 행성 이야기는 안타까움에 가슴이 먹먹했다. <관내분실> 속 주인공의 감정의 흐름은 공감이 많이 가는 동시에 나와 나의 엄마와의 관계에 대해 곱씹어 보는 시간이었다. <나의 우주 영웅에 관하여>는 최근 대두되는 분자가족이라는 형태가 적용된 것 같아 현실감이 가중되었다. 두 엄마 모두 자식에게 무심하고 무책임한 인상을 받았지만, 체액을 고분자 나노 솔루션(?)으로 교체하고 인간을 사이보그로 개조하는 시대에 우리가 기대고 싶은 엄마의 역할이라는게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겠다싶다. 심해공포증 비슷한게 있는지 아가미가 달릴 수 있도록 개조된다는건 끔찍한데 넷플릭스 시리즈물로 제작되면 오자크스러운 습하고 퀴퀴한 배경이 찰떡같이 어울릴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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