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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yksj의 서재
  • 탐험가 윌리엄과 호랑이
  • 샤를로트 르메르
  • 15,300원 (10%↓850)
  • 2026-07-25
  • : 225

* 서평단에 뽑혀 책을 제공받았으나, 즐겁게 읽고 솔직하게 썼어요*


『탐험가 윌리엄과 호랑이』, 샤를로트 르에르 글, 그림.


『탐험가 윌리엄과 호랑이』는 

미지의 세계로 들어간 사람이 낯선 존재를 만나고, 그 만남을 통해 자신과 세계를

새롭게 바라보게 되는 이야기를 유쾌하게 그린 그림책이다.


탐험을 떠나는 사람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튼튼한 배일까, 든든한 식량일까,

아니면 낯선 곳에서도 길을 찾을 수 있는 지도일까.


샤를로트 르에르의 『탐험가 윌리엄과 호랑이』에서 윌리엄이 가장 먼저 챙긴 것은 망원경이다.

그는 망원경으로 먼 곳을 살피며 무언가를 발견하지만, 거리 조절에 실패하면서

결국 자신이 발견한 것과 정면으로 마주하게 된다. 그것은 다름 아닌 호랑이였다.

호랑이는 호랑이 사냥꾼들과 싸우려면 힘을 비축해야 하기 때문에 윌리엄을 잡아먹겠다 하고~.

꼼짝없이 잡아먹힐 위기에 빠진 윌리엄.


요즘 핫한 오디세우스의 모험에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강한 적을 물리치는 힘’이 아니다.

매번 위기가 찾아올 때마다 자신이 가진 지혜와 기지를 이용해 살아남는 것이다.

이 책의 윌리엄 역시 그렇다.

윌리엄은 힘으로 호랑이를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안다.

대신 자신이 가진 망원경과 탐험가라는 자신의 능력, '기지'를 이용해 호랑이를 설득한다.


“살려준다면 망원경으로 놀라운 것을 보여주겠다.”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던진 말이지만,

이 약속 때문에 윌리엄은 정말로 ‘놀라운 것’을 찾아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

여기서부터 이야기는 작은 오디세이가 된다.


윌리엄과 호랑이는 함께 정글을 헤맨다.

윌리엄은 시간이 흐를수록 보여줄 것이 없다는 사실에 점점 불안해지던 찰나

반짝이는 돌을 발견한다.

'이깟 돌멩이~'라고 실망하는 호랑이에게 다시 한번 '기지'를 발휘하여 설득하는 윌리엄.

그 돌들을 정글 곳곳에 흩어놓고 사냥꾼을 기다리자는 것이다.

밤이 되자 돌들은 환하게 빛나기 시작했고, 멀리서 보면 마치 수많은 호랑이의 눈처럼 보였다.

사냥꾼들은 자신들이 호랑이들에게 포위되었다고 생각하고 겁에 질려 달아난다.

이렇게 호랑이와 윌리엄은 위기를 넘긴다

이 장면은 오디세우스의 모험에서 반복되는 ‘힘이 아니라 지혜로 위기를 돌파하는 순간’을

떠올리게 한다. 외눈박이 키클롭스의 동굴에서 오디세우스가 자신의 이름을 숨기고

‘아무도 아니다’라는 꾀를 사용했던 것처럼, 윌리엄 역시 자신에게 주어진 돌멩이를

전혀 다른 방식으로 활용해 위기를 벗어난다.


탐험가에게 꼭 필요한 것은 특별한 장비나 강한 힘만이 아니다.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서 주변을 자세히 관찰하고, 자신이 가진 것을 새로운 방법으로 활용하며,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지혜가 더욱 필요하다.


윌리엄에게 망원경은 처음에는 무언가를 발견하기 위한 도구였지만,

결국 호랑이를 만나고 위기를 해결하며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가는 매개가 된다.


윌리엄은 처음부터 ‘보는 사람’이었다. 망원경을 들고 먼 곳을 관찰하며 탐험하는 탐험가.

하지만 정글에 들어선 순간 윌리엄이 보게 된 것은 호랑이였고,

호랑이에게서 살아나려고 망원경으로 놀라운 것을 보여준다고 한다.

그렇게 둘이 헤매다(탐험하다) 발견한 작은 돌멩이는 사냥꾼들에게 '호랑이의 눈'처럼 보이게 된다.

이 책에서 ‘본다’는 것은 단순히 눈으로 보는 것이 아니다.

어떻게 바라보느냐(시선)에 따라 같은 대상도 전혀 다른 존재가 된다는 것을 말해준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호랑이와 윌리엄의 관계 변화이다.


처음 만났을 때 호랑이는 윌리엄을 먹잇감으로 바라본다. 윌리엄 역시 호랑이는 두려운 존재였다.

그러나 함께 정글을 헤매고, 위기를 해결하면서 둘 사이에는 어느새 믿음과 고마움이 생긴다.

서로에게 위협적인 존재였던 둘이 서로를 돕는 관계로 바뀌는 것이다.


마지막에 호랑이는 윌리엄에게 반짝이는 돌을 선물하고, 윌리엄은 자신의 망원경을 호랑이에게 선물한다.

이 장면은 이야기의 처음과도 연결지어 생각해볼 수 있다.

윌리엄에게 망원경은 세상을 바라보기 위한 도구였다.

그런데 망원경으로 세상을 바라보다가 만난 호랑이를 통해 윌리엄은

오히려 ‘함께 살아가는 존재’를 발견하게 된다.

반짝이는 돌 역시 처음에는 그저 쓸모없는 돌멩이처럼 보였지만,

윌리엄의 기지에 의해 호랑이를 구하는 중요한 존재가 된다.


그래서 이 책에서 말하는 ‘탐험’은 단순히 낯선 장소를 돌아다니며 새로운 것을 발견하는 일이 아닌 것 같다.

진짜 탐험은 내가 미처 알지 못했던 존재를 만나고, 그 존재를 이해하고, 그 과정에서 나 자신도 새롭게 발견하는 일인지도 모른다.


망원경을 들고 먼 곳을 바라보던 윌리엄은 호랑이와 함께한 짧은 탐험을 통해 

두려움 속에서도 생각하는 힘, 다른 존재를 믿는 마음, 그리고 나눔의 기쁨을 알게 된다.

그래서, 윌리엄은 책의 마지막 부분에서 자신이 특별한 정글에서 위대한 탐험을 경험했다고 한 걸테다.


내게도 아니 우리 모두에게도 윌리엄의 '망원경'이 필요해보인다.

더 멀리, 더 많이 보기 위해서가 아니라 

평소에는 지나치던 것들을 조금 더 자세히 바라보기 위해서 말이다.

익숙한 풍경 속에서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뜻밖의 발견이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처음에는 어딘가에 있을 무언가를 발견하려고 망원경을 들었지만,

결국 가장 중요한 발견은 눈앞의 호랑이와 새로운 관계였다는

가볍고 유쾌한 모험담 속에 ‘발견’과 ‘관계’에 대한 따뜻한 이야기를 담아낸 이 그림책.

책장을 덮고 나면, 문득 주변을 조금 더 천천히 바라보고 싶어진다.

어쩌면 우리가 찾던 놀라운 것은 아주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망원경의 초점을 조금만 다르게 맞추면 바로 곁에서 발견할 수 있는 것인지도 모르는 일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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