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펄로 키드], 라스칼 글, 루이 조스 그림, 밀루 옮김, 미래아이
[버펄로 키드] 를 읽으며 가장 먼저 떠오른 책은
[마법의 시간여행] 의 ‘버펄로와 아메리칸 인디언’ 편이었어요.
그 책에서 메리 폽 어즈번 은 버펄로가 단순한 동물이 아니라,
대평원에서 살아가던 인디언 라코타족 사람들의 삶 그 자체였음을 보여줬지요.
버펄로는 먹을거리와 옷, 집의 재료가 되었고, 사람들은 필요한 만큼만 얻으며 자연과 함께 살아갔습니다.
그래서 버펄로의 멸종은 단지 한 종의 동물이 사라지는 문제가 아니라,
함께 살아가던 문화와 삶의 방식이 무너지는 일이기도 했지요.
미국 동전 중에
5센트 동전과 1/4 달러 동전(NORTH DAKOTA) 중에 버펄로가 등장합니다.
그 만큼 미국에서는 버펄로를 중요하게 기억하고자 하는 의미겠지요.
마지막 나무가 쓰러지고
마지막 강이 오염되고
마지막 물고기가 잡히면
사람들은 그제야 알게 될 거야.
돈은 먹을 수 없다는 것을.
시팅 불
뒷표지에 적힌 시팅 불의 글.
실제 북미 원주민 추장이었던 시팅 불(Sitting Bull)이 그 말을 했다던
역사적 기록이 분명하건 그렇지 않건 간에, 이 말은
자연과 인간의 관계 즉 환경파괴와 인간의 탐욕, 인간 문명의 착각을 비판하고 경고하는 문장으로
자주 인용되고 있어요. 그렇다는 건 이 책도 그런 내용이라는 거겠죠.
선택, 당신이 해야만 하는 일은 뭔가요? 그 일을 하고 있나요?
이 책은 인간의 욕심으로 사라져 가는 생명들과, 그것을 지키려는 한 사람의 선택에 대해,
그 선택을 하게 된 아주 특별한 계기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1884년, 자연사 박물관의 박제사였던 스무 살 청년 잭 본햄은
박물관의 요청으로 박제할 버펄로 가죽을 구하기 위해 캔자스 대평원으로 향해요.
하지만 그곳에서 잭이 마주한 것은 살아 있는 버펄로가 아니라 끝없이 쌓여 있는 버펄로의 뼈였지 뭡니까.
한때 미국 대평원을 가득 메웠던 버펄로는 인간의 무분별한 사냥 때문에 거의 사라진 상태였습니다.
“세상은 앞만 보며 달려갔고, 지나간 것은 중요하게 여기지 않았다”라는 책 속 문장에서 느껴지는 분위기는 당시 시대의 모습이면서 동시에 오늘날 우리의 모습처럼 느껴져 더욱 마음에 남았지요.
잭 본햄이 캔자스 대평원에 도착해 마주한 수많은 버펄로의 뼈는 단순한 죽음의 흔적이 아니었어요.
그것은 인간의 욕심이 자연과 원주민의 삶까지 파괴한 결과였던 거죠.
한때 대평원을 가득 메웠던 버펄로가 인간의 무분별한 사냥으로 거의 사라졌다는 사실은 충격적이었고, 발전만을 향해 달려가던 시대의 잔인함도 느낄 수 있었어요.
특히 인상 깊었던 장면은 원주민 아노키와 잭의 만남이었는데,
너무 짧게 처리되어 아쉽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원주민 아노키의 존재는 마법의 시간여행 에서 보았던 라코타족 사람들의 모습과 자연스럽게 이어지기도 했지요.
잭은 아노키를 통해, 아노키가 알려준 곳에서 만난 버펄로의 눈빛에서
자신이 해야 할 일을 깨닫게 되고, 결국 버펄로를 지키는 길을 선택합니다.
아노키가 잭에게 “해야 할 일을 알았다면 그대로 하라”고 말하는 장면은
책 전체를 관통하는 가장 중요한 메시지로, 잭이 자신의 선택을 행동으로 옮길 수 있도록 용기를 준 말이었대요.
아노키는 잭과의 만남에서 ‘버펄로 키드’라는 이름을 주는데, 생명을 아끼고 보호하는 사람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대요.
이 책에서 '이름' 은 소망이고, 해야할 일이고, 관계이고, 삶이 된 것 같습니다.
잭은 '버펄로 키드'라는 이름을 받고 삶이 완전히 뒤바뀌었고,
잭이 버펄로들에게 이름을 붙여 주고 서로 가까워지는 모습에서는 단순한 보호를 넘어 진짜 교감이 느껴지니까요.
박제를 위한 임무로 시작된 여정, 박제로라도 버펄로의 모습을 남기고자 했던 잭은
결국 버펄로의 생명을 지키는 사람이 되고, 그러한 삶을 살았습니다.
잭은 버펄로 무리를 안전한 곳으로 이끌며 함께 긴 여정을 떠나게 되었고,
힘든 길이었지만, 스스로 옳다고 믿는 일을 위해 감당하는 고생이었기에 행복했다고 말합니다.
해야할 일을 할 때, 탄탄대로가 펼쳐지는 일은 거의 없는 것 같아요. ㅜㅜ
그래도 행복했다니...다행이지 않을 수 없네요.
두 책을 함께 읽고 나니, 버펄로의 멸종은 단순히 과거의 비극이 아니라
오늘날 현재진행형인 환경 문제와도 이어지는 이야기인 듯 했습니다.
인간의 편리와 욕심 때문에 사라져 가는 생명들이 지금도 많기 때문에.
[버펄로 키드] 는
자연 보호에 대한 책이면서 동시에, 우리가 무엇을 잃어가고 있는지 돌아보게 만들고,
자연을 잃어버린 뒤에야 후회하는 인간의 모습과, 그럼에도 늦지 않게 행동하려는 한 사람의 용기를 함께 보여주고,
한 사람이 올바른 선택을 했을 때 세상을 조금은 바꿀 수 있다는 희망도 함께 전해주는 그림책이라고 느꼈다.
환경 보호에 대한 이야기이면서도, 결국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행동으로 옮기는 용기’에 대한 이야기인
이 책은 어린 독자들에게는 생명의 소중함을, 어른들에게는 우리가 지나치며 잃어버린 것들을 돌아보게 만드는 깊은 울림의 그림책이었어요. 꼭 한번 읽어보시길~
#제이그림책 포럼 서평단에 뽑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구요,
솔직한 감상을 남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