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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노시스의 서재
이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모두 이상하고 기괴한 성격을 가지고 있고 외모또한 남보기에 아름답지 못하고 비주류적인 상처입은 사람들이다. 미스 아밀리아는 키가 6척장신에 (거인같은) 눈이 사팔뜨기이고 머리는 짧은, 남자보다 더 남자같은 외모를 가지고 있고 오직 돈버는 것밖에에 모르는 인정머리라고는 조금도 없는 냉혈한 인물이다. 하지만 그런 그녀를 있는 그대로 사랑하는 남자가 있었다. 그런데 이 남자또한 엄청나게 이상한 인물이다. 이름이 마빈 메이시인 이 남자는 주위 여자들을 농락하는 건달인데다 포악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주변의 그를 흠모하는 많은 아름다운 여성이 아닌 미스 아밀리아에게 반한 이후로 그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었다. 엄청날 정도로 온화하고 아름다운 성품의 사람으로 변화한 것이다. 결국 아밀리아와 결혼을 하지만 결혼은 단 며칠만에 끝이난다. 아밀리아는 마빈 메이시에게 조금의 애정도 없었으며 그를 끝도없이 무시했고 아무렇지 않게 상처를 주었다. 마빈 메이시의 많은 재산을 받고서도 돈만 받았을뿐 여전히 마빈를 혐오했다. (도대체 왜 마빈과 결혼을 한거야?)
마빈은 아밀리아에게 받은 상처로 예전의 건달로 돌아갔으며 전보다 더 추악한 범죄를 저지르고 감옥에 갇히게 된다.

그러던 중에 키가 140cm 밖에 되지 않고 더러운 행색을한 꼽추인 라이먼이 그녀의 가게로 찾아오게 된다. 모두 아밀리아가 라이먼을 쫓아 낼거라고 생각하지만 의외로 아밀리아는 라이먼에게 따뜻하게 대해준다. (전혀 그녀가 아닌 것처럼) 아밀리아는 이 꼽추인 라이먼을 사랑하게 된 것이다. 라이먼으로 인하여 아밀리아는 카페를 만들게 되고 바로 이 카페는 이 마을 사람들에게 따뜻함과 사랑과 편안함의 공간을 제공한다. 자신을 사랑하지 못했고, 여유가 없었고, 삶의 무게로 힘들어하던 사람들에게 아밀리아의 카페는 숨통을 트이게 해주는 공간이었다. 아밀리아는 아주 저렴한 가격으로 술과 음식을 제공했고 애정을 담아 마을 사람들을 대했다. 라이먼을 사랑하게 되어 아밀리아는 변하게 된 것이다.
그런 행복한 몇년을 보내던 중에 마빈 메이시가 출소를 해서 아밀리아의 카페로 오게 되고 모든 것은 끝이난다.

아, 이 소설의 세사람의 관계는 어긋나있다. 마빈 메이시는 아밀리아를 사랑하고 아밀리아는 라이먼을 사랑하고 라이먼은 마빈 메이시를 사랑한다. 이 비극적인 관계로 인해 그들의 모든 것은 망가지게 된다. 사랑으로 인해 그들은 잠시 행복했다가 결국에 가서는 치유할 수 없는 상처로 붕괴되고 만다. 사랑은 증오가 되고 증오는 슬픔이 되고 슬픔은 삶의 이유를 잃어버리게 했다.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이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것을 바라보며 피눈물을 흘리는 사람들. 상대에 대한 증오가 자신에 대한 증오로 바뀌게 되어 나락으로 떨어지는 사람들. 그들의 사랑하는 모습은 아름답고 격렬했고 따뜻했지만 그만큼 슬펐다.

작가는 사랑은 고독한 것이라고 이야기 한다. 서로 같이 사랑을 한다 하더라도 서로의 사랑의 깊이가 같지 않음에 불안해지고 쓸쓸해 지는 것. 저녁무렵의 회색빛처럼 쓸쓸함과 지독한 고독을 가져다 주는 사랑. 하지만 비극적이라도, 서로 하나가 될 수 없을지라도 사랑하고 있는 모습은 아름답다. 한 사람이 한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은 슬플만큼 멋진것이다. 그 어떤 불행의 이유에도 불구하고.

개인적으로 애정이 갔던 인물은 마빈 메이시였다. 난 마빈 메이시가 아밀리아에게 사랑을 받지 못하고 경멸을 받아서 마음이 아팠다. 사랑하고 있는 마빈은 누구보다 멋지고 따뜻한 사람이었는데.....

상처입고 어딘가 아프고 비주류적인 사람들이 등장하는 이야기는 언제나 좋다. 아이러니 하게도 그들을 통해서 삶의 아름다움을 더욱더 느끼게 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너무나도 따뜻했던 이 카페와 카페안에서 치유를 받았던 마을 사람들을 계속 기억하게 될 것같다. 카슨 매컬러스라는 굉장한 작가를 알게 되어 매우 기쁘다. 그녀의 또다른 작품 "고딕소녀"를 요즘 읽고 있는데 이 작품 만큼 흥미롭고 재밌다.

아주 이상하고 기이한 사람도,
누군가의 마음에 사랑을 불 지를 수 있다.
선한 사람이 폭력적이면서도
천한 사랑을 자극할 수 있고,
의미 없는 말만 지껄이는 미치광이도
누군가의 영혼 속에 부드럽고 순수한 목가를 깨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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