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썬80님의 서재
  • 학교 넘어 도망친 21살 대학생
  • 홍시은
  • 15,750원 (10%870)
  • 2023-11-30
  • : 595
감미로운 50년대 크리스마스음악을 플레이하고 책을 펼쳤다. 수학을 싫어하는 공대생, 강의실 뒷자리에서 꾸벅꾸벅 졸던 야망 없던 이십 대의 작가님의 여행기 학교 넘어 도망친 21살 대학생은 생소해서 더 흥미로운 우간다, 눈 앞에 펼쳐진 바다가 그려지는 이집트, 본인의 색깔을 찾게 만들어준 인도 마지막으로 보고 싶어 하는 사람만 보인다는 히말라야를 품의 네팔로 떠난다.
숨 가쁜 세상에서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홀로 서성이는 청춘을 위한 공감과 위로, 스스로의 빛을 향해 나아가고 싶은 이들에게 용기를 주는 책이라는 설명에 맞게 (물론 청춘은 아니지만) 공감과 위로를 받으며 읽을 수 있었고 스스로 빛을 향해 가는 것이 중요하고 그만큼의 용기가 필요함을 여실히 느낄수 있었다.

"여행자라는 신분에 지나칠 정도로 많은 애정을 가졌다. 학생도 직장인도, 특별한 직업군도 아닌 그냥 여행자. 여행자라는 신분 하나면 그 모든 나태함과 방황, 어설픈 결과들이 용서되는 듯한 착각에 빠졌다. 그래서 나는 자꾸 어딘가로 떠나길 원했다. 이 정처 없는 여정이 삶의 끝에 다다를때까지, 영영 멈추지 않기를 원했다."

소설의 시작을 읽는 기분이였다.
에세이로도 좋지만 소설의 도입부 같은 느낌이 드는건 내가 이런 형태의 시작을 좋아해서 이기도 할 것이다.
작가님이 계속 작가의 길을 간다면 소설도 잘 어울릴꺼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여행하는 내내 스스로 충분히 경멸했다. 길을 찾을 때까지 자주 헤맸다. 그 모든것이 언제나 '여행자'라는 단어아래서 당연한 것이 되었다. 방황하고 아파하고 그러다 다시 일어나는 것. 그거야 말로 여행자들에게 주어진 과제였다.

"나를 제외한 모든 것에는 색채가 가득했다. 선선한 가을과 어울리는 트렌치코트의 색깔, 초록색 트램을 지나다니는 도시의 색깔, 깜빡이는 신호등, 단풍이 물들어 있는 공원과 구석구석 벤치까지. 다만 나 그리고 나를 둘러싼 시간을 제외하고 있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몇번의 기적을 경험한다. 한 사람에게 정해진 기적의 개수는 없다. 그저 얼마만큼 무모한 세상에 닿았느냐 하는 것이 그것을 결정한다. 그러니 우리에게 필요한 건 최악의 결과를 예상하고 그것을 책임질 용기다. 모든 결과를 받아들일 수만 있다면 몇 번이고 몸을 던져도 된다."

이 부분이 참 마음에 와닿아 몇 번의 기적을 경험했는지 적어봤다. 모든 것들이 스쳐지나가면서 나한테 일어났던 기적들이 새삼 감사했다.

"그녀는 왜 학교 짓는 일을 꿈꾸기 시작한걸까.
'이 작은 마음에 사는 아이들은 대부분 방치된 채로 살아가. 학교에 다니지 못한 아이들은 셈을 하는 법도 몰라. 자신의 생각을 말하는 법도 몰라서 부당한 일을 화를 내지도 못하지. 그래서 어린나이에 결혼을 해. 당연하게도 아이를 낳아. 그렇게 가난과 불행을 반복하는 거야. 이게 바로 교육이 필요한 이유야 나는 이 학교를 통해서 지금보다 더 나은 마을을 만들어 갈꺼야.. 리디야는 선생님이면서도 꿈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꿈의 크기를 자신에게 한정하지 않았다.

"나는 가방에서 두툼한 일기장을 꺼냈다. 긴 여행 동안 나의 사념과 푸념을 온 몸으로 받아내 준 공책은 이미 터질 정도로 빵빵했다. 게다가 공책 뒤편에는 엽서들도 꽂혀있었다. 세계 각국에서 모아온 사진 엽서 들이었다. "

이건 그냥 내 모습 같았다. 뭐든 적고 남기고 엽서, 티켓 할 꺼 없이 다양한 것들을 갖고 다니며 종종 들여다 보고 행복해 한다.

"모든 여행은 여행이 끝나고 나서야 완전한 의미를 찾는다. 그곳을 여행하던 나는 늘 감정적이었고 직관적이었다. 눈 앞에 놓인 것들에 마음을 빼앗긴 나머지 사건을 해석할 여유가 없었다. 모든일은 우연인 것만 같았다. 슬픔은 슬픔, 고통은 고통으로 보였다. 그것이 사실 운명이었고 기쁨이었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은 여행이 끝난 이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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