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썬80님의 서재
  • 서재 이혼 시키기
  • 이화열
  • 15,120원 (10%840)
  • 2023-09-20
  • : 1,440
요리를 하기전 여기저기서 레시피를 검색하지만 결국 어떤 레시피도 따르지 않고 자신의 입맛을 눈금삼아 요리를 만다는 저자.
자신의 레시피 만드는것이 인생이라는 말에 공감이 갔다.
올비라는 어딘가 예민하지만 사랑스러운 남편, 어떻게 보면 대개 단순하고 그래서 따뜻한 남편이 아닌가 싶다.
2천여권을 가진 올비(작가님 남편)와 작가님의 서재를 25년만에 분리하면서 이혼을 시켰다. 내가 결혼할때 남편은 책은 채10권이 안되었어서 서재 공간을 만들어 준것만으로 감사했다. 그래도 서재를 결혼시킨다는것 이혼 시킨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는 작가님의 글을 통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독서가 자신을 들여다보게 하듯, 결혼은 타자가 비춰주는 자신을 통해 온전한 반쪽으로 성숙하는 진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서재를 결혼 시키든 서재를 이혼 시키든, 취향과 기질이 다른 두 존재의 우여곡절이 동반된 여정에서 우리는 닮음과 다름, 독립과 의존 사이에 결국 각자의 적당한 함숫값을 찾게 된다."

"나는 시간을 쪼개는 거보다 시간을 보태는 것이 좋다. 친구와 시간을 보낼 때는 느긋하게 대화에 집중하고, 좋아하는 요리를 할 때는 색깔과 냄새, 요리하는 시간에 집중한다. 맛은 거기서 나온다. 인생도 비슷하다. 집중한다는 건, 현재의 순간을 자기것으로 만드는 습관이다."

시간을 보탠다는 표현이 참 좋았다. 한참 일이 바쁘다가 건강상의 문제로 휴직했을때 갑자기 생겨버린 시간이 불편하고 그냥 보내기가 아깝다는 생각에 초조했었다. 그 때 드는 생각은 내가 가장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가와 내가 해야할 것이 무엇일까 였다. 그때 찾은 것이 책이고 독서모임이고 걷기 운동이고 한끼라도 건강하고 기분 좋게 먹자는 생각이 들었다. 그 뒤로 그 몇개월의 시간을 온전히 천천히 보내면서 그제야 좀 쉬었다는 생각이 든다. 현재를 나의 것으로 만드는것. 어렵지만 정말 중요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자기가 뭘 좋아하는지 알려면 우선 '자기'에게 관심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사람들은 '자기'보다 '다른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에 훨씬 관심이 많은 것 같다. 몽테뉴가 말했듯, 우리는 우리 삶의 용도를 모르기 때문에 다른 조건을 찾고, 우리 내면이 어떻게 생겼는지 모르기 때문에 자신에게서 벗어난다."

"세상은 우리 시선으로 존재한다. 세상을 사랑한다는 것은 관심하고 집중하는 것, 일상의 작은 움직임, 햇빛 한줄기 속에서 의미를 찾아내는 능력이다. 이제 행복하게 늙을 준비를 마친 기분이 든다. "

이 책을 제목만 봤을때는 서재, 책, 부부, 가족에 대한 내용일꺼라고 생각한다. 물론 다르지만 즐겁게 살아가는 부분의 이야기기도 하고 잘 커서 서운하지만 독립해 나아가는 자녀들의 이야기기도 하다. 이 책을 읽는 사람에 따라 공감가거나 감탄하는 부분이 다르겠지만 나는 작가님의 시선, 철학, 삶에 태도가 참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추가로 이 책을 읽으면서 세권의 책이 더 읽어보고 싶어졌는데 앤 패디먼의 '서재 결혼 시키기'와 몽테뉴의 수상록, 작가님의 전의 책인 '지지않는 하루'이다. 참 읽고 싶은 책은 날로 늘어만가니 이것 또한 행복하구나 싶고 이것도 행복하게 늙을 수 있겠구나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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