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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악루팡님의 서재
  • 유럽을 만든 대학들
  • 통합유럽연구회 엮음
  • 18,000원 (10%1,000)
  • 2015-05-15
  • : 134

 대학. 내게는 참으로 두근거리면서도 한편으론 아쉬움이 느껴지는 단어이다. 가정형편 때문에 대학 진학을 포기한 나에게는 미련이 뚝뚝 떨어지게 쳐다보고 있는 곳이다. 그러나 한편으론 한국에서 대학을 나오기보다는 때론 미국의 대학, 혹은 유럽의 대학을 나오는 다소 말도 안 될 것 같지만, 간절한 소망을 꿈꿔본다. 

  책에서부터 대학은 유럽 문화의 독특한 발명품이라는 새로운 사실을 알려준다. 그리고 무려 12세기 중세 시대에 등장했다니! 

이 책은 내 생각과는 다르게 초기 유럽 대학들의 부족한 면과 시행착오들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었다. 그저 막연하게 고고하고 완벽한 유럽 대학들의 멋진 모습을 설명해주기를 기대하는 독자들에겐 다소 실망감을 안겨줄 수 있다. 허나 있는 그대로의 유럽 대학들의 진실된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초기 대학들은 권력자들과 왕권들의 도움으로 세워진 대신, 그와 관련된 갈등과 분열, 때로는 종교적 사상에 대한 이견으로 분쟁의 소용돌이 안에 휘말린 적이 많다. 

  심지어 프라하 대학은 1416년 이단으로 선포당해 휴교령을 내렸고 학위까지 무효가 된 적이 있다니. 대학교가 정치, 종교, 민족 문제에 복잡하게 얽히고 휘말릴 수 있다는 새로운 역사적인 사실을 발견하게 되었다. 

 또한 일부 대학들 연도 중에 여대행 최초 입학 허가 연도를 볼 수 있다. 여학생들의 교육이 언제부터 허용이 되었는지도 나온다. 당시의 사람들이 오늘날의 여대를 보면 무슨 생각을 할까? 여성들에게도 공부할 수 있는 인권이 오늘날 당연시되고 있지만, 옛날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을 것이다. 여성의 교육 권리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수 있는 책이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베를린훔볼트대학, 칼뱅 종교개혁의 성지인 제네바 대학, 만민을 위한 대학인 괴팅겐대학(2005년부터 수업료를 받았다가 2015년부터 다시 수업료를 받지 않는다고 함), 대학위의 대학으로 불리는 그랑제콜이 자리잡고 있는 프랑스의 에콜폴리테크니크 대학, 유럽 과학 기술 교육의 선두에 있는 카를스루에공과대학, 나치에 의해 2,700명이나 되는 대학 구성원이 대학에서 추방된 적이 있었던 빈대학 등 다양한 역사와 사연을 간직한 대학들의 소개가 줄줄이 이어져 마치 유럽 대학들을 한바퀴 산책하는 느낌을 준다. 흥미로운 것은 생각보다 독일과 나치에 관련된 대학들이 많다는 것이다. 읽는 내내 독일이란 단어를 꽤 많이 마주치게 된다. 교육의 나라인 독일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듯하다. 기회가 된다면 꼭 독일 대학에서 독일만의 교육법을 배우고 싶다. 


 한편으론 한국의 대학들이 이 책을 참고하여 유럽 대학들이 겪은 시행착오를 겪지 않게 벤치마킹을 하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유럽의 대학 교육이라고 해서 무조건 좋다고 따라하려 하지 말고, 실패한 제도는 고칠 점을 고쳐서 반영하고, 좋은 제도는 우리나라에 적용할 수 있는지 여러가지 방면으로 고려하여 따라간다면 좋겠다. 생각보다 깊은 내용의 책이라 읽는 데에 시간이 걸렸지만, 유럽의 주요 대학들의 역사를 한눈에 알 수 있는 책이니 관심있는 사람들에게 적극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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