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선도법을 다시 세상에 내놓으신 청산선사의 저술 국선도 1,2,3 권에 비하면
이 책은 그 내용의 분량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그러나 국선도의 도맥을 이어 받은 청산선사의 세째 제자인
(참고로 청산선사 역시 그의 스승 청운도인의 세째 제자이다.
도인들이 도맥을 전수할 때는
통산 막내가 제일 궂은 일을 도맡아 하게 되어 있다고 한다.
그래서 청산선사가 국선도법을 세상에 다시 내어 놓는 궂은 일을
몸소 하였고, 청산의 세째 제자인 도운선사 역시 청산선사가
뿌려 놓은 씨앗을 세상에 널리 펼치는 일을 도맡아 하게 되었다고 한다.)
도운선사의 말씀을 그의 제자들이 녹취하여 모아 둔 것을 종합 정리하여
책으로 펴낸 것이 이 책이다.
한마디로 이 책은 군더더기를 찾아보기가 어렵다.
호흡수련의 과정중에 발생하는 여러가지 사항과 수련법 그 자체의 핵심중의 핵심만을 간추리고 간추려서 정리한 것이다.
사실 호흡수련에 대한 아무런 경험도 없고, 게다가 그에 대한 사전 지식도 없는
완전 초보자들이 보기에는 난해한 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직접 자신의 몸으로 호흡수련을 하려고 하는 사람들에게는 필수적인 책이라고 할 수 있다.
국선도는 우리나라 호흡수련의 본가이다.
시중에서 간판을 달고 있는 거의 대다수의 수련단체의 기원을
조사해 보면 국선도에서 흘러나가지 않은 것을 찾아보기가 힘들다.
물론 단 한군데도 자신들의 기원이 국선도에 있음을 인정하는 곳은 없다.
어쨌든 아래에 호흡수련에 문외한인 리뷰어가 경혈의 위치에 대한 그림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했는데, 사실 경혈의 그림을 세세하게 첨부하지 않은 것은
의도적인 것이다. 잘 이해가 되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한의학이란 것의 기원은 태고적 국선도를 수련하던 도인들로 부터
비롯된 것이다.
서토인 헌원은 한겨레의 국선도 도인인 밝골선인(=자부선인)에게서
허락을 받아 손수 책을 베껴가서 그 책을 열심히 탐독하여 여러가지 경전을
쓰게 된 것이다. 이런 기원의 배경하에서 생겨난 중의 하나가 모든 한의학도들이 성경처럼 여기는 황제내경이다.
그건 그렇고, 경혈의 위치에 대한 그림이 얼마 없는 것은, 호흡수련의 깊은 경지에
들어가면 그런 경혈자리들의 위치가 선명하게 내적인 시야로 보인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런 경지에 들지 않은 상태에서 그림으로 경혈의 위치를 보게되면
중간에 실제하지 않는 곳에 관념으로서 경혈을 만들어 버리고는,
그곳에 실제 경혈이 있는 것처럼 고정화해버릴 가능성이 다분히 있기 때문이라
한다.
뿐만 아니라, 호흡수련의 깊은 경지들에서 어떤 일들이 일어나는지에 관한
책들을 보게 되면 실제로는 그런 경지에 도달하지 않은 자들도
관념으로 그런 상태에 빠져버리게 되는 일들이 비일비재하다는 것이다.
흔히들 말하는 정법에서 흘러나간 약간의 도법을 베껴서 스스로
도를 이루었다 자처하는 자들 밑에서 이를 배우면서
소주천이니, 대주천이니 이런 경지에 도달했다고 하지만,
거의 대다수가 관념적 상태에 머무를 뿐이다.
실제로 그런 경지에 가면 초현실적인 도력을 발휘하게 되는데,
관념으로 그런 경지에 빠진 자들은 오히려 스스로가 만든 환상 상태의 망상적인 도력에
소중한 생명의 에너지를 남들보다 더 많이 소진해버리는 상태에
빠지기 된다고 하는데, 정작 그런 자들의 대다수가 스스로를
마치 도인이라도 된 자아도취에 빠져 있다고 하니 참으로 안타까울 뿐이다.
세상에서 올바른 수련법을 만나기는 참으로 어렵다.
올바른 수련법을 만났다고 하더라도 그 길을 올바로 따라 가기도
또한 참으로 어렵다.
그렇지만 정법은 닦은 만큼 정직하게 그 결과가 남는다.
삿된 길은 안 가느니 못하지만
올바른 길은 한 발자국만 내디뎌도 그 과보가 나에게서 쌓이는 것이다.
그래서 국선도의 스승들은 국선도를 베껴가서 도법을 한낱 장사아치들의
상품으로 전락시킨 어리석은 자들을 탓하는 자들에게
이런 말씀을 한다고 한다.
"국선도 해서 덕 봤으면 됐지, 남들 탓은 왜 하누?"
어쨌든 이 책은 올바른 호흡 수련의 길로 나아갈려는 모든 사람들의
필독서이다. 뿐만 아니라 좀더 확실한 마음 수련의 방법을 찾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도 큰 도움이 되는 책이다.
왜냐하면 당신의 호흡 상태가 바로 당신의 마음 상태일지도
모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