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두 시간만 일할게요
스물몇 살, 소시지 공장에 나갔다. 장화를 신고 고무장갑을 꼈다. 고무다라 속 돼지 내장에 속을 채웠다. 옆자리 어르신들은 웃으며 일했다. 나는 굳은 얼굴로 손만 움직였다. 하루 여덟 시간이 그렇게 긴 줄 몰랐다. 이튿날 나는 가지 않았다. 일당은 받지 못했고 회사도 연락하지 않았다. 그 길로 도서관에 갔다.
아끼던 직원이 사표를 냈을 때 기억이 났다. 웹툰을 쓰겠다고, 나에게만 이유를 말했다. 붙잡을 말은 이미 늦었다. 몇 년 뒤 그가 어딘가에서 임시 사서로 일한다는 말을 들었다.
하루 두 시간만 일하겠다는 젊은 작가를 읽는다. 무리하면서까지 해야 하느냐고 묻는 문장에서 오래 멈춘다. 나이가 들수록 나는 ‘굳이‘의 세계로 걸어 들어왔다. 굳이 싶으면 하지 않는다. 억지로 버티던 시절과는 다른 셈법이다. 그 직원도, 스물몇의 나도 어쩌면 같은 셈을 먼저 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