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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쟁이라는 단어가 주는 어감이 좋지 않은데 『예수쟁이 다이어리』라는 독특한 제목이 이끌려 이 만화를 읽어보게 되었다. 저자는 기독교를 싫어했으면서 어떻게 예수쟁이가 된걸까?
하나님만 신이라는 주장을 이기적이라고 생각하고, 전도하는 문화도 싫었으며, 안티 기독교 정신이 투철한 집안에서 자라 기독교를 싫어했던 주인공은 여자친구를 따라 교회에 갔다가 자칭 '예수쟁이'가 된다.
인간의 무한한 잠재력을 믿고 자신감으로 가득했던 어린 주인공은 현실에서 원했던 일들에 미끄러지며 캄캄한 독서실에서 난생처음 예수님을 만나 삶이 달라지게 된다. 처음 예수님을 만났을 때의 상황이 궁금했는데 그 부분이 좀 짧게 지나갔다. 이 부분이 자세히 나오지 않아서 좀 아쉬웠다.
교회 활동을 하면서 주인공은 여러 의문에 부딪치게 된다. 그때마다 주인공이 예수님에게서 얻은 답은 내게도 인상적이었다. 마음공부를 하면서 듣고 읽었던 내용들과 신실한 기독교인으로서의 삶이 비슷한 면이 많다고 느꼈다. 예수님이 원하는 것이 섬김이나 노동, 물질이나 종교활동이 아니라 예수님의 곁에서 생명력을 공급받길 원하신다는 것. 삶 속에서 천국을 누리는 것. 마음공부 영상을 보며 들었던 내용과 무척이나 겹쳐서 신기했다.
주인공이 교회활동을 하며 예수님에게서 얻은 말씀과 또 여러 관계에서 겪은 시행착오와 배움은 내가 했던 고민과 시행착오와도 많이 닮아 있었다. 공감됐던 부분 중 하나는 하나님을 향한 의심과 회의가 완전히 해소되어야 비로소 그의 존재가 믿어질 거라는 생각이었다. 비기독교인이 흔히 하는 오해라는데 나도 예전에는 그렇게 생각했던 적이 있었다.
저자는 이런 의문을 다 해소하고 예수님을 만난게 아니었다. 오히려 예수님을 만나고나서 가지고 있던 의심과 회의에 대해 다시 고민해보게 된 케이스였다. 주인공이 하나님이 있을리 없다고 생각한 이유 중 하나는 세상이 억울함과 고통으로 가득차 있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그는 예수님을 느끼면서도 이성적으로는 해소되지 않는 의문들 때문에 그 질문들을 하나씩 뜯어보기로 한다.
기독교인이 아니더라도 예수님을 만난 후, 주인공이 겪은 여러 의문과 경험은 내게도 다시금 생각해볼 여지를 주었다. 여전히 많은 의문을 안고있지만 신에 대한 나의 믿음과 내 삶을 돌아보게 해주는 재밌는 만화였다.
책과콩나무에서 무상으로 책을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