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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루☆님의 서재
시인은 영원한 삶이 있다는 믿음을 끔찍한 것으로 여기고 있는지도 모른다. 인용된 조지 스테이너의 말로 보아 그렇다. 하지만 시 내용만 보면 왕비의 고해 성사가 무엇이었는지 말하라는 왕의 강요를 견디며 강에 던져진 신부의 삶이 후대에 그를 조각한 예술가의 손에 기쁨과 확신을 주었을 거라는 독백이어서 묘한 불일치가 주는 맛이 있다. 신을 믿으며 신자와의 신뢰를 위해 목숨을 바친 신부는 숭고한 것인가 끔찍한 생각을 가진 것인가?


영원한 삶이 있다는 강변
영생이 있다는,
부활이 있다는 강변들
- 얼마나 끔찍한 생각인가
- 조지 스테이너

‘샘물골‘의 순례 성당 안에서
성(聖) 네포무크*가 받들고 있는
십자가형(刑) 당하신 분이 새겨진 십자가,
마치 연주에 몰입해서
두 손으로 받쳐든
기타 같구나

이 조각을 깎은 이, 아마
즐거웠으리, 확신이 그 손을 이끌었을 테니
죽은 자들 가운데서 깨워지리라는 확신- P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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