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로 모든 게 그렇다.
뭐가 되었든 그닥 훌륭하지 않더라도
어쩌다 존재하게 되었으면
가능한 사라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꽃나무는 가까이 다가온다고 해서
향을 더 나눠주는 존재들이 아니다.
어떤 때에는 바로 곁을 지나도
아무 냄새도 나지 않을 때도 있고,
어떤 때에는 제법 멀리 떨어져 있어도
향기를 맡을 수 있다.
모든 것은 그 나무의 컨디션과,
그날의 바람과 온도,
그리고 하필 그 순간의 내 호흡이 맞아떨어지는
아주 찰나에 좌우된다.
길을 걷다가 꽃나무 향기를 맡는 것도
나에게는 큰 횡재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