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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의음악님의 서재
  • 무주에 어디 볼 데가 있습니까?
  • 정원선
  • 11,700원 (10%650)
  • 2019-06-05
  • : 95

 몇 년 전 친구가 무주에 같이 가자고 했을 때, '무주?'라고 다시 물었다. 무주라고 하면, '무주리조트' 스키장 정도만 들어봤을 정도로 아주 생소한 지역이고 그때는 겨울도 아니고 여름이 막 시작될 때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KTX는 물론이고 기차도 없고 고속버스도 다니지 않는 곳이라니... 그러니까, 그때 내 입에서 나온 '무주?'라는 질문에는, '거기 뭐가 있어서 가?'라는 속마음이 고스란히 담긴 것이었다.   


< 무주 어디 볼 데가 있습니까?> 라는 제목을 보고 그때의 내가 생각나서 웃음이 피식하고 났다. 저자도 무주에 관한 책을 쓴다고 하니, 군민들의 반응이 "오매, 뭣할러꼬 여길 오요?", "여긴 시골구석인데 딴 델 쓰재"였다고 한다. 그러나 책을 펼쳐 보기 전에 나는 이 책이 얼마나 충만하고 따뜻할지 알 것 같아서 마음이 설레고 반가웠다. 처음에 친구를 따라서 무주에 갈 때는 정말 거기에 뭐 볼 게 있나? 하는 의구심과 교통도 불편하고 포탈이나 지도를 아무리 검색해 봐도 변변한 맛집도 그럴듯한 숙박시설도 나오지 않아서 약간의 투덜거림을 붙여서 따라갔지만, 그해 여름의 무주, 무주 산골영화제는 정말 두고두고 꺼내 보게 되는 즐겁고 행복한 기억, 추억이 되었기 때문이다. 

저자가 6년간 무주를 오가며, 3년 동안 무주에서 무주사람처럼 살면서 보고 느낀 장소들은 그간의 여행안내서 혹은 여행에세이에서 볼 수 없는 살골 무주의 진짜 이야기를 보여준다.  

무주 오일 장의 '핵인싸' 임정애님의 인생이야기, 반딧불이, 개똥벌레의 탄생과 삶, 결혼을 돕는 정세훈 주무관님의 이야기, 영화관도 없는 산골에서 영화제를 꾸리면서 정작 영화보다 우리가 사는 세계자체를 보여주는 조지훈 프로그래머의 이야기는 내가 그해 여름에 무주에서 봤던 것들이 우연히, 내가 운이 좋아서 본 풍경이나 감흥이 아니었고 오랫동안 혹은, 자기 삶의 한쪽, 또는 전부를 내어준 사람들의 땀과 노동으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되었다.    

 
이번에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되었는데, 무주에는 '무주산골영화제' 뿐만 아니고 계절마다 여러가지, 다양한 축제가 열린다. '반딧불 축제' '꽁꽁놀이 축제' 뿐만 아니라 '무주산골영화제'에서 지역 연계 프로그램으로 하는 '낙화놀이' '산골소풍' '별밤소풍' 등은 나처럼 도시에서 나고 자란 사람들의 생각, 상상으론 절대 알 수 없는 다양한 세계, 축제가 열린다. 그러니까 무주엔 어디 볼 데가 없는 것이 아니고 진짜(?)자연과 진짜(?)삶의 깊은 모습과 다양한 축제로 볼거리가 진짜(!) 많다는 뜻이다.  
 
누가 무주? 라고 묻는 다면 나는 무주! 라고 대답할 것이다.
이 책을 들고 다시 가야겠다 무주? 무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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