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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좋아요.
  • 코뿔소
  • 외젠 이오네스코
  • 10,800원 (10%600)
  • 2023-08-15
  • : 3,048

이 세상의 모든 것에 맞서서 나를 방어하겠어!

난 최후의 인간으로 남을 거야.

난 끝까지 인간으로 남겠어!

항복하지 않겠어! (188쪽)

오랜 만에 희곡을 읽어서 반가웠다.

희곡은 왠지 말하듯이 읽히기 때문에 조금만 소리내어 읽어도 내가 연극배우가 된 듯한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처음 읽을 땐 내용이 도통 잡히지 않았다. 특별한 스토리 없이 말꼬리 잡기하듯이 이어지는 대사들이 좀 힘들었다.

책 내용은 어느 날 나의 친구, 동료, 연인이 코뿔소로 변했고, 마지막까지 남은 나는 코뿔소가 되어야할지 아니면 인간으로 남아야할지 고민하는 내용이다. 루마니아에서 태어난 작가는 나치 정권을 직접 목격하면서 성장하였다고 한다. 유럽에서의 집단 이데올로기와 광기에 빠지는 과정을 코뿔소로 변하는 것에 비유해 작품을 썼다.

갑자기 나치의 이념과 선동방식이 무척 궁금해졌다. 검색해서 히틀러의 저서, "나의 투쟁"에 대해 애니메이션으로 만든 영상을 보니 매력적이었다. "나의 투쟁"은 금서였다고도 하는데, 그 당시 다수가 선택했던 이 이데올로기에서 벗어나, 인간다움을 겨우 보존(?)했던 사람들은 평범한 사람임을 작가는 이야기 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엘리트가 아닌 평범한 시민들이 계엄을 막지 않았나.

문득 나는 과연 다수에 휩쓸리지 않을 수 있었을까라는 고민을 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 나의 동료들이 하나, 둘, 코뿔소가 되어간다면 나는 흔들리지 않았을까? 작가는 '인간다움' 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싶었는지 모른다.

요즘의 코뿔소는 과연 무엇이고, 그 코뿔소 앞에서 나를 지키려면, 나다움, 인간다움에 더욱 귀기울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우리나라의 아이들이 엘리트가 되는 교육이 아닌, 인간다움을 지킬 수 있고, 사고할 수 있는 교육, 나다움을 자랑스러워하는 교육을 지향했으면 좋겠다.

이 책을 읽으니 연극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직접 대사하고 연기하면 얼마나 리얼하게 이 책을 느낄 수 있을까?

아름다운 건 그들이야. 내 생각이 틀렸어!

아! 나도 그들처럼 되고 싶어! 불행하게도 내겐 뿔이 없구나! 이 반들반들한 이마, 얼마나 추한 모습인가! - 중략 -

그들의 노래는 얼마나 멋진가! 좀 거칠지만 확실히 매력 있어! 그들처럼 할 수만 있다면! - 중략 -

내 모습은 얼마나 추한가! 원래의 자기 모습을 지키려는 사람은 얼마나 불행한가! (186~18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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