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나, B: 내 학창시절 일기장 가상 친구, 인디언)
내가 인디언에게 이 책을 추천하는 대화형 독후감 형식
A: 이 번에 읽은 책은 잭 런던의 <야성의 부름>인데 내가 개에 감정이입이 되는 경험을 했어.
B: 읽을 만해?
A: 너무 놀라운 책이야. 흡입력은 말 할것도 없고 정말 사람이 개로 살아본 것처럼 개의 시선에서 이끌어가는 스토리가 너무 신기하고 재밌었어. 세상은 정말 대단한 작가가 많다는 걸 새삼 또 느끼네.
A: 표지도 강렬한 하얀 개의 노란색 눈동자가 클로즈업 되어있는데 테이블에 올려놓으면 자꾸 나를 쳐다보는 거 같아서 한동안 포스트잇으로 가려놨다니까.
B: 뭐가 무섭다고~
A: 혹시 동물의 카리스마를 본적 있어? 성묘의 기세라던지... 산책하러 나갔다가 마주친 고양이의 기에 눌린 적이 있다니까.
B: 이 책은 그런 내용을 다룬거야?
A: 스토리는 문명화된 인간세계에 맞춰살던 안온했던 개가 극한의 날씨와 야생에서 생존하면서 늑대와 같은 야성의 혈동을 깨달아가는 과정이라고 할까?
B: 엄청 스릴있겠다.
A: 난 인간도 유사할 거 같다는 생각을 했어. 내 DNA는 어떤 정보를 담고 있을지 늘 궁금해 하곤 했었어. 상상을 하는 거지. 나는 비운한 왕족의 숨겨진 자식이었을지도..., 독립운동가의 잊혀진 후손이었을지도... 양반에 반기를 들었던 노비의 후손이었을지도..., 피난을 내려온 북방계의 자손일지도...,
B: 누가 N 아니랄까봐. 상상력이 너무 풍부한 거 아냐?
A: 진짜 그런 생각해본 적 없어? 지금의 내가 나인지... 문명화로 숨겨진 나의 본성을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거잖아. 우리는 그렇게 교육 받았으니까... 이 책을 읽어나가다보면...그런 생각이 든다니까.
A: 또 하나 인상적이었던 건 이 책의 주인공 '벅'이라는 개가 주인에 따라 달라지는 태도를 보인다는 거야. 그냥 인간 입장에서는 당연한 이야기인데 개 입장에서 다양한 주인을 만나면서 깨달아가는 그 감정선이 감동적이야. 본인을 사랑했던 주인을 지키기 위해 벅이 보여줬던 태도는 정말 감탄할 만해.
B: 꽤나 감동적인가 보네. 좋아 네가 이겼다. 나도 읽어볼께.
A: 단숨에 읽어낸다에 한표 건다.
B: 아이고 알았어. 네가 그렇게 극찬하니 기대된다.
[인상적인 구절]
벅은 별나게 교활해서 원시 동물이 그랬듯이 인내심을 가지고 자신의 시간이 올 때를 기다릴 줄 알았다. -46-
하얀 숲, 흙, 달빛 그리고 전투의 전율 등 그 모든 장면이 떠오르는 듯했다. -54-
자신들의 삶과 무관한 단 한마리만 내주면 됐다. 결국 그들은 통행세를 지불해야 했다. -127-
동작을 멈추는 것, 떠나 버리는 것, 생물의 목숨을 앗아 가는 것, 그것이 죽음이라는 걸 벅은 알았다. -1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