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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타인에게
책읽는해달  2024/07/15 14:23
  • 삶의 한가운데
  • 루이제 린저
  • 11,700원 (10%650)
  • 1999-06-25
  • : 11,198

슈타인, 안녕하세요?


길고 긴 당신과 니나의 이야기를 읽고 이렇게 편지를 씁니다.

처음에는 당신이 18년이란 긴 시간동안 니나를 사랑하는 것이 진심이었을까? 또한, 긴 시간 일기장에 니나와의 일을 기록하는 당신은 어떤 사람일까하는 궁금증이 생겨서 편지하게 되었어요.


결론은 니나는 참으로 행복했겠다라는 거예요. 불안하고 열정적이고 어린 니나는 당신과 같이 따뜻하고 한결같은 사람의 사랑을 받아서 안정감을 갖았던 거 같아요. 부모님의 지지나 사랑이 없던 니나에게 당신은 부모님과 같은 분이었을 거 같아요.

부모님같은 사랑을 니나에게 주었다고 평가받는다면 당신은 괴로울까요?

소설을 다 읽은 후의 느낌은 당신이라는 넓고 푸른 안전한 목장이 있어서 니나는 더 마음껏 자신의 열정대로 살 수 있었던 건 아닐까라고 생각했어요.

니나가 부럽고 사랑스러운 건 분명히 당신의 몫도 있을거예요.


처음에는 니나에게 편지를 쓰고 싶었어요. 마흔이 넘은 제게는 안정감이 있고 딸같은 니나에게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네 삶을 소중히 여겼으면 좋겠다구요. 간섭하고 싶었죠. 그렇지만 점점 성숙해 가는 니나를 보고 부럽기도 했어요. 느끼는 대로 생각하는 대로 행동하는 그녀는 실천하는 어른이었음을 본 거예요. 내가 생각하는 대로 내가 배운대로 내가 믿는 신념대로 나는 인생을 살아오고 있었는지 반성도 하게 되고 한편으로는 부럽기도 했어요.


그런 니나의 모습에 당신의 사랑이 제대로 느껴졌어요. 니나가 저런 사람이어서 당신은 니나를 사랑했구나라구요.

죽음을 앞둔 당신의 글에서 저는 굴복했습니다. 니나를 기다리며 지난하게 지나온 당신의 인생을 마감하면서 아름답다라고 표현한 당신의 말에 숭고함을 느꼈습니다. 당신의 삶은 기다리는 삶이었다고 불평할 수 있었지만 당신은 감사하며 죽음을 맞았지요.


나는 이런 아름다운 만남을 선사한 인생에 감사한다. (406쪽)


당신과 니나의 거리를 잘 알고 있었지요. 당신의 삶이 안타깝다고 생각했던 제 생각을 마지막 부분을 읽으면서 거두었지요. 당신이 행복했다고 했으니까요.


당신이 그 문을 열어두었다 하더라도, 이 일을 당신은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자주, 더 오랫동안 했소, 나는 그쪽으로 갈 힘이 없었을 것이오. 내 눈은 색깔과 빛을 위해 만들어지지 못했소. 그래서, 당신도 알 거요, 우리는 서로 만나긴 했지만 어느 누구도 상대방의 문지방을 넘어서지 못한 거요. 문지방 너머 다른 사람의 왕궁이 있는 그곳으로 말이오. 당신은 나의 생을 인정할 수 없었소. 당신의 인생과는 너무 달랐던 거요. (405쪽)


이만 줄입니다.


서울의 한 독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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