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고립을 원하는 내 인생에 한줄기 빛을 쏘아내린 책
cheerful_yougle 2022/11/09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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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요일에는 코코아를
- 아오야마 미치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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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0) - 2022-06-30
: 1,369
목요일에는 코코아를
소설책은 읽지 않는 나에게
스치듯 지나간 책표지
이번엔 한 번 읽어볼까? 라는 마음으로 주문했다.
소설을 읽어 내려가는 내내
나의 인생이 머리속에 흘러갔고
가슴이 쿵쾅 거리는 것을 느꼈다
.
.
.
20대때 어쩌다 보니 친구와 아는 지인들의 고민상담을 자주 해주곤 했다
나는 비밀을 잘 지키는 편이라
그들의 고민을 입밖으로 낸 적이 없었다
그러던 어느날
아주 심각한 고민 상담을 했던 친구가
다른 친구들이 있는 자리에서 자기에게 나쁜일이 있었고 힘들었다 얘기를 꺼냈다
다른 친구들은 왜 힘들게 그 얘기를 말하지 않았냐고 말을 하는데 묵묵히 가만 있던 나
근데 고민 상담을 했던 친구가 뜬금 나를 가르키며 쟤는 알고 있는데?? 라고 말하는 것이다.
정말 머리가 둥 했다
그러자 다른 친구들은 나에게 왜 그 얘기를 공유하지 않았냐고 화를냈다
가쉽거리로 말 할 거였으면 얼마든지 꺼낼 수 있는 말들이었지만
비밀이라는 전제가 붙었고 난 그것을 지켰다
한 대 얻어맞은 충격 후 육두문자가 튀어나왔다.
이런 미친것들이.. 비밀을 지켜줘도 난리냐고 소리치며 흥분해 버렸다
다들 미안하다고는 했지만 나는 그 날 비밀을 지켜줘서 고맙다는 얘기 대신 다른 사람의 원망을 들었고..
그 뒤로 몇 번 그런 일이 있은 후
고민상담을 거절했다
.
.
상담자격증을 따고 교수님들을 만나면서
나 스스로 상담에 특화 되어있는 것을 알게되었으나 트라우마는 상당했다
과거 비밀을 지키려던 나의 노력은 원망으로 다가왔었기에...
그렇게 나이가 들어 30대 중후반이 되면서 모든 친구들과 아는 사람들과의 연락을 끊었다
속시끄러운 세상보다는 혼자 지내며 책 읽고 고요를 즐기는 시간이 더 행복했다
그러다 아프기 시작하면서 그런 행복도 누리지도 못했다.
.
.
이 책을 선택 했던 건
서평들이 좋았고 잔잔하다는 글이 많아 고르게 되었다.
약 부작용인 우울로 격정의 4년을 보낸 나에게는 지금 고요가 필요했다
첫장을 넘기고 읽어나가는 동안 소설을 좋아하지 않는 나는 .. 그냥 동화책 읽듯이 읽어갔는데...
어느순간 심장이 심하게 뛰며 마음이 동요되는 것이 느껴졌다
그리고는 눈물이 터졌다
이 책은 한 카페에서 잠시나마 스쳐 지나갔던 사람들이 연결고리 처럼 이어지며 스토리가 이어진다
모든 걸 단절하고 인생을 보내던 나에게
한사람과 한사람의 인생은 연결되어 있는 것이구나 하고 느끼게 해주었다.
작은 만남에도 사소한 기억 스쳐간 기억을 나누는...
마음이 격해졌다.
혼자 고립되어 사는 것 같지만 스쳐지나가는 사람들의 인생에
작은 기억으로나마 남아 있을 거라는 것이
경외스러웠다.
사람에 지쳐 가족 제외 혼자만의 인생을 택하며 만족하던 나에게 물었다
.
.
나 스스로를 왜 고립시키고 살았던 것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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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거친파도 같은 인간관계를 했던 기억만으로 내 인생을 좌우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렇게 소소하게 작은 기억들이 인생을 아름답게 해 줄 수 있는데 말이다
나는 이 책을 읽고
오랫만에 심장의 두근거림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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