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통장에 찍히는 월급을 보며
'재테크를 해야 하나', '지금이라도 비트코인을 사야 하나' 고민하는 평범한 직장인에게 국제 정세나 거시경제는 늘 현실적인 문제 우선인 상황에서 후순위로 밀려난 이야기이다. <달러, 코인, 전쟁>은 그런 경제 초보들의 좁은 시야를 단숨에 깨부순다. 우리가
흔히 쓰는 돈과 스마트폰 속 코인이 어떻게 세계 최고 권력자들의 무기가 되었는지 아주 흥미롭게 얘기해 준다. ‘가상자산은
달러를 무너뜨릴 대안이 아니라, 오히려 미국의 지배력을 확장하는 디지털 영토다’라는 한 문장으로 요약된다. 코인이 미국의 통제를 벗어난 혁신인 줄
알았는데, 오히려 미국의 힘을 더 키워주는 도구가 되었다는 역설적인 이야기이다.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분석에 감탄한다. 주식이나 코인을 조금이라도 해본 직장인이라면 1달러의 가치 고정 자산인 테더(USDT) 같은 스테이블코인을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그저 거래용 도구인 줄 알았던 이 코인이 미국 경제를 떠받치는 거대한 기둥 역할을
하고 있었다. 코인을 발행하는 회사들은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엄청난 양의 '미국 국채'를 사들인다. 책의
표현대로 ‘스테이블코인은 전 세계에서 미국 국채를 무조건 사들이는 가장 든든한 ‘국채 매입 기계’다.’ 빚이
많아 계속 국채를 찍어내야 하는 미국 입장에서는, 전 세계 투자자들이 알아서 달러 코인을 사서 자기네
빚을 대신 갚아주는 이 구조는 너무나도 고마운 방패막이다. 아무리 시장이 흔들려도 ‘위기 시에 자본이 향하는 곳은 비트코인이 아니라, 결국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이다’ 현상처럼, 결국 코인 생태계도 미국의 손바닥 안에서 움직이는 셈이다.
이야기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미·중
패권 전쟁이라는 더 큰 무대로 확장한다. 미국이 이렇게 코인 시장을 빠르게 제도권으로 끌어들인 진짜
이유는 중국의 '디지털 위안화'를 견제하기 위해서다. 중국이 정부 통제형 디지털 화폐를 만들어 ‘이제 달러말고 우리 돈으로
무역하자’고 나서자, 미국은 민간 스테이블코인을 앞세워 전
세계 디지털 금융의 길목을 먼저 선점해 길막하고 있다.
'상호의존의 무기화'라는 개념으로 설명한다. 전 세계가 금융과 기술로 촘촘히 얽혀 있는
구조를 역이용해, 미국이 반도체·AI 같은 첨단 기술과 달러
결제망을 쥐고 경쟁국을 압박하는 전략이다. ‘미국은 무역 장벽을 세우고, 달러와 기술을 결합해 '상호의존의 무기화'를 완성하고 있다’는 지적처럼, 오늘날의
패권 전쟁은 군사력 싸움이 아니라 금융과 테크 네트워크가 무기가 된 '신냉전과 각자도생'의 시대로 진화했다. 그 결과, 환율이
불안한 약소국의 직장인들은 자국 화폐 대신 스마트폰으로 쉽게 쓰는 디지털 달러(스테이블코인)을 일상에서 쓰게 되고, 그 나라의 통화 주권은 소리 없이 잠식당한다.
‘각자도생의 신냉전 시대에
돈과 권력의 흐름을 읽지 못하는 국가는 통화 주권을 잃게 된다’는 경고는 단순히 국가 지도자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국가의 통화 주권이 흔들리면 당장 내 월급의 가치와 자산의 안전도 보장받을 수 없게 된다. <달러, 코인, 전쟁>은 코인을 단순한 투자 자산에서 해방시켜, 글로벌 권력 지도를
움직이는 돋보기로 바라보게 만든다. 복잡한 경제와 정치를 직장인의 눈높이에 맞게 흥미진진하게 연결해
낸 이 책은, 급변하는 세계 정세 속에서 내 자산과 미래를 어떻게 지켜야 할지 고민하는 모든 직장인에게
명확한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이 리뷰는 리앤프리서평단 자격으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좋은 책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