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5학년, 중학교 2학년, 고등학교 1학년. 한창 자라는 세 아들을 볼 때마다 숨길 수 없는 책임감이 늘 마음을 짓눌렀다.
아이들의 산만함과 충동성을 마주할 때마다 잔소리를 퍼부었지만, 사실 그건 나 자신을 향한
자책이었다. 나 역시 평생, 특히 국민학교 6년 동안 생활기록부에 늘 ‘주의가 산만하여~’라는 담임선생님의 평가가 따라다녔던 탓이다. 당시에는 이를 큰 문제로
여기지 않았고, ADHD라는 질병이나 치료라는 개념조차 없던 시절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딱히 비밀은 아니었지만 큰아이가 상담 치료를
시작하면서 나 역시 ADHD(산만함) 아빠라는 사실을 커밍아웃했다. 내가 가진 이 기질을 삼형제에게 고스란히 물려준 것 같아 늘 미안함과 죄책감에 시달렸다.
저자는 ADHD를 치료해야 할 고장이 아니라 남들과 다른 ‘사양’일 뿐이라고 말한다. 이
책을 읽으며 내가 물려준 기질이 결코 결함이 아님을 스스로 위안 삼는다.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고
여러 일을 동시에 처리하는 잠재력이라는 확신이 생겼다. 물론 획일화된 대한민국의 교육과 평가 시스템, 치열한 경쟁 속에서 이 기질이 분명한 약점으로 작용한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이 책의 핵심은 세 가지다. 첫째,
40년간 약점으로 여겨온 ADHD의 산만함을 단점이 아닌,
AI(인공지능) 시대에 엄청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동시다발적
능력'이라는 새로운 사양으로 재정의한다. 둘째, 고졸 배달부와 빚더미라는 절망적인 과거를 딛고 출판사 대표가 된 저자의 자전적 이야기를 통해 극적인 인생 역전의
가능성을 증명한다. 다만 부모 된 입장으로서 우리 아이들이 저자처럼 거친 롤러코스터 같은 인생을 살기보다는
조금 더 순탄한 길을 걷길 바라는 마음도 교차한다. 셋째, 압도당하기
쉬운 뇌를 위한 '5칸 표', 행동을 유도하는 '자동 루틴', 생각을 체계화하는
'AI 프롬프트 템플릿' 등 즉시 실천 가능한 구체적인 실행법을 제공한다.
책을 덮고 삼형제를 거실로 불러 모았다. 고1 큰애에게는 머릿속 아이디어를 현실로 만들어줄 AI 시대에 발맞춰, 아이의 희망인 스포츠 트레이너를 비롯한 다양한 진로에 대해 깊이 고민해보자고 약속했다. 사춘기인 중2 둘째에게는 의지력 대신 몸이 움직이게 만드는 '자동 루틴'을 제안했다. 이는
나에게도 꼭 필요한 부분이기에 우리 가족 모두에게 필수적인 루틴을 함께 만들어 보기로 했다. 아직 산만함이
장난기로 발현되는 초5 막내에게는 오늘 해야 할 한 가지를 시각화하는
'5칸 표' 그리기를 루틴으로 세웠다.
과거에도 아이들의 산만함을 앞날을 가로막는 장애물로만 보지는 않았다. 산만함을
극복하고 성공했거나, 산만함과 잘 동행하여 성공한 인물들에 관한 책을 읽고 추천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난 지금은 삼형제가 맞이할 미래에 대해 걱정보다는 진심 어린 기대를 품기로 했다. 넘치는 생각과 에너지를 타고난 우리 아이들이 기술과 올바른 시스템에 결합하기만 한다면, 그 누구보다 성공적이고 행복한 인생역전(실행력)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 ADHD라는 기질을 아이들의
앞길을 밝혀줄 강력한 무기로 바꿔주고 싶은 모든 부모에게 이 책을 권한다.
이 리뷰는 리앤프리서평단 자격으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좋은 책 감사합니다.